우리 군의 노후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야심 차게 도입된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이 심각한 엔진 결함으로 인해 전면 비행 중단 조치됐다.
엔진 부품에서 무더기로 부식과 균열이 발견되면서, 당장의 조종사 양성 교육은 물론 향후 전력화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납품한 미르온 헬기 엔진 57대 가운데 47대에서 부식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38대에서는 균열까지 확인되는 등 결함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문제가 발생한 부품은 엔진 내부의 공기 흐름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주는 핵심 부품인 ‘디퓨저’다. 미르온의 엔진은 프랑스 사프란(Safran)사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을 맡아 납품하는 구조다.
군 당국과 관련 업계는 조립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원제작사인 사프란이 규정한 표준 공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엔진 결함 사태로 실전에 투입된 기체들의 발이 묶였다. 현재 육군 항공학교에 배치돼 전력화가 완료된 미르온 헬기는 총 15대로, 조사 결과 이들 기체 대부분에서 엔진 부식 및 균열 현상이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앞서 지난 4월 이 같은 엔진 이상 징후를 최초로 인지했으며, 안전을 고려해 지난달 전력화된 모든 항공기에 대해 전면 비행 중단 지시를 내렸다.
비행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육군 항공학교에서 진행되어야 할 신규 조종사 양성 및 비행 훈련 스케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르온은 군이 기존에 운용하던 노후 기종인 500MD와 코브라(AH-1S) 공격 헬기를 대체할 차세대 핵심 전력이다. 국산 공대지 유도무기인 ‘천검’ 등을 장착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군은 오는 2031년까지 총 160여대를 실전 배치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둔 상태다.
하지만 초기 납품 단계부터 핵심 부품인 엔진에서 대규모 결함이 발생하면서 전체적인 전력화 일정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현재 관계 기관 및 납품 업체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원인 규명과 결함 복구, 후속 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전력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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