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아래까지 대오각성해야”… 선관위 향한 고강도 질타
국회 국정조사 요구에 “정부도 적극 협력”… 검경 합수본 신속 수사 주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엔 엄정 대응… “민주질서 파괴 행위 용납 불가”
부실 선거 재발 방지 위해 청년·대학생 중심 공론화 착수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파장이 정부의 고강도 압박으로 이어지며 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부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대응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전면적인 인적·조직적 쇄신과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동시에 개표소 봉쇄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세력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양면 대응에 나섰다.
김 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 참정권 침해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선관위가 정말 위부터 아래까지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적 우려가 증폭되고 있음에도 선관위의 위기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부실한 사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총리는 “증거 보존해야 할 투표함이 이미 파괴됐다는 것을 봐도 선관위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조직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선관위가 이런 식이라면 해체돼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틀림없이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입법부와의 공조 및 사법기관의 전방위적 수사를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김 총리는 당일 국회 본회의에 제출된 선관위 국정조사 요구서를 언급하며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김 총리는 “이 문제는 정파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여야가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 특위 구성을 신속하게 협의해주시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도 필요한 모든 부분을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사법 당국을 향해서는 “검경은 합동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선관위의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김 총리는 ‘잠실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 나타난 일부 시위대의 극단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선 단호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정당한 의사 표현의 범위를 넘어선 폭력과 시민 불편 유발 행위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는 논리다.
김 총리는 “참정권 침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민주 질서 침해 또한 용납돼선 안 된다”며 “시민의 자유로운 통행이나 출입을 막고 경찰관을 감금하고 지나가는 시민을 비방하고 욕설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나”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국민 요구를 악용해 오히려 민주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무관용의 원칙으로 끝까지 파악하고 절대로 그런 일이 이뤄질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관련 부처는 대응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적 처벌과 조직 개혁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인 제도 개선 논의를 병행하기로 했다. 잠실 집회와 관련해서는 정당한 의사 표현을 철저히 보장하고 보호하되, 시민·기자·경찰을 상대로 한 폭행, 명예훼손, 강요 등 명백한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동시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문제 해결 과정에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공동시국선언을 발표한 17개 대학 학생 단체를 비롯해 청년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공론화 과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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