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겨냥해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력과 관계없이 중대한 절차적 부실이 확인되면 선거 자체를 무효로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지 지퍼백 이송, 일련번호가 없는 무번호 투표용지의 무더기 배포 사태, 전북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개표 결과 전산 오입력 등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입증될 경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화하도록 조치했다.

현재 시행 중인 공직선거법은 선거 규정 위반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오직 ‘선거 결과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선거 무효를 인정하고 있다.

이같은 단서 조항 탓에 부실 관리의 귀책사유가 중앙선관위에 있더라도 그 인과관계와 피해 입증 책임은 고스란히 피해자인 유권자나 소청인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맹점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입증 책임 역시 선관위가 전적으로 짊어지게 된다는 것이 나 의원의 설명이다.

법안에는 유권자들의 사법 구제 기회를 넓히기 위해 선거소청 제기 기간을 대폭 현실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 ‘선거일 후 14일 이내’로 묶여 있는 소청 기간을 ‘당선인 결정일부터 30일 이내’로 전격 연장했다.

특히 국회 국정조사나 감사원 감사,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결과가 최종 공표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도록 별도의 단서 조항을 마련했다. 이는 선관위 등이 시간 끌기를 통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셀프 면죄부’를 받는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아울러 개정안 부칙에 소급 적용 조항을 명시함에 따라 향후 치러질 선거는 물론 이미 발생한 6·3 지방선거 역시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나 의원은 “부실 선거의 구체적인 증거들이 쏟아지는 참사 앞에서도 당선인의 자발적인 사퇴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결국 법원의 선거무효 소송을 통한 재선거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열어주는 것만이 유권자들의 훼손된 참정권을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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