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회의, 0.25%p씩 올려 예금금리 2.25%
기준금리 2.40%, 한계대출금리 2.65% 각 인상
이란전發 에너지공급난 인플레, 유로존 긴축전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높이고 성장률은 낮춰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현지시간)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상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뒤 예금금리를 연 2.00%에서 2.25%로,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40%, 2.65%로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4월 금리 동결 결정도 아슬아슬했던 ECB는 이날 “중동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며 “오늘 결정으로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에 좋은 위치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ECB의 금리 인상은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ECB는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를 당시 4.00%에서 작년 6월 2.00%까지 내린 이후로는 1년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란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물가가 뛰기 시작한 이후 G7(주요 7개국) 경제권에서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은 ECB가 처음으로 꼽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3월만 해도 단기적 충격은 무시하고 넘어간다는 입장이었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ECB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반영해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0%로 올리고, 내년 인플레율 전망치는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0.9%에서 0.8%로, 내년은 1.3%에서 1.2%로 소폭 내렸다. ECB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어느 정도 식품과 상품,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시장, 실질소득, 경제심리에 전쟁이 미치는 영향을 성장률 전망에 반영했다. ECB는 물가상승과 경기하방 압력이 에너지가격 충격 강도와 기간, 2차 효과 규모에 달려 있단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3.2%로 잠정돼 ECB 중기 목표치를 훌쩍 넘긴 반면 1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0.2% 줄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를 낳았다.
일각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고물가에 정책금리 인상이 경기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본다.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은 “이란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악화하는 추가 역풍”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유로존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25%p로 줄고, 미국(3.50∼3.75%)과의 차이는 1.25∼1.50%p로 줄었다. 인상된 금리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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