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000억에서 지난달 3.4조로

가계부채 9.3조 ↑… 21달만 최대

증시 활황에 앞다퉈 마이너스 통장

뒷북 옥죄기… 고소득자 한도 축소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이 5년 만에 최대 폭 늘었다. 증시 상승 기대감에 너도나도 대출이 손쉬운 마이너스통장(마통) 등을 개설,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탓이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도 9조3000억원으로 1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타자 금융당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동안 마통 등 신용대출 관리에 상대적으로 느슨한 태도를 보여 온 당국은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은행권도 신용대출 창구를 걸어 잠그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어 전달(3조5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2024년 8월(9조7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한 것은 기타대출이다. 지난 4월 마이너스(-) 2조원에서 5월에는 5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21년 7월의 7조9000억원 증가한 후 약 5년 만에 최대치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은 전달 9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3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증시 활황에 빚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지난달 4조원 늘었지만 전달(5조5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최근 주가가 가파른 조정을 받으면서 빚투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강제청산인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역시 “주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신용융자와 대출을 활용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주 단위 점검에 나서는 한편 대출 증가세를 밀착 관리할 방침이다.

은행권도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고액 연봉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우대 조건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 접수를 중단한다. 신규 대출은 접수가 가능하며 서민금융 상품은 제외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와 증시 투자 열기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총량 관리와 대출 규제가 본격화할 경우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빚투는 하락장에서 손실을 증폭시키는 대표적 고위험 투자”라며 “하반기 한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특정 대형주나 일부 시장 참여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 효과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형연·유진아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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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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