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배·경기권 10배 상승률
성과급 기대감에 신고가 랠리
실제 지급 이후 큰 폭 상승 전망
상급지 이동… 서울 집값 영향
한 주 만에 2%나 올랐다. 서울의 7배, 경기권의 10배에 달하는, 지금까지 찍어보지 못한 상승률이다. 아직 주머니에 꽂히지도 않은 ‘반도체 성과급’ 기대가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의 뇌관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발(發) ‘역대급 돈바람’이 예고되면서 경기 화성시 동탄 아파트 시장이 통제 불능의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수억원대 성과급을 쥘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임직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전용면적 84㎡ 호가가 21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주 ‘억 소리’ 나는 신고가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동탄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시차를 두고 서울 강남권 집값마저 자극할 것이란 ‘연쇄 폭등’의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1.98% 올라 전국에서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이는 동탄구 아파트값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 상승률 0.20%의 약 10배, 서울 상승률 0.27%의 약 7배 수준이다.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면적 101㎡는 지난달 31일 1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2일 16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호가도 크게 뛰고 있다. 동탄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탄역 린스트라우스 전용면적 94㎡의 호가는 21억원까지,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3㎡의 호가는 27억원까지 매물로 올라왔다. 동탄역 롯데캐슬은 앞서 전용 84㎡가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을 돌파했다.
동탄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 매수 문의가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DS) 사업부 영업이익의 10.5%를 임직원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확정했다.
올해 삼성전자 DS 사업부는 2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삼성 반도체 임직원들은 기존 연봉을 포함해 1인당 수억원대 상여금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임직원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새 큰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탄 일대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등과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또 동탄이 정부 규제지역에 해당되지 않는 점도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비규제지역인 동탄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세를 끼고 매매가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으면 실거주 의무도 없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월 950건에서 지난달 1232건으로 뛰었다.
또 동탄 아파트 매물은 3666개로 한 달 새 30.9%(1636개) 줄었다.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데다 거래가 최근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동탄 아파트 매매는 1179건으로 용인 기흥(662건), 수원 영통(610건), 용인 수지(528건) 등의 약 두 배였다. 작년 5월(503건)보다 134.4% 늘었다.
동탄 인근 경기 남부 주요 지역 집값도 상승했다. 성남 분당구는 0.62%, 중원구는 0.48%, 수정구는 0.38%, 안양 동안구는 0.40% 올랐다. 수원 영통구는 0.34%, 구리시와 하남시는 각각 0.33% 상승했다.
업계에선 이런 상승세가 반도체 랠리의 초입 단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집값 상승세는 아직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성과급이 지급이 이뤄질 경우 집값 상승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동탄 B공인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매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데, 실제 지급이 이뤄진 이후에는 주택 수요가 더 크게 자극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실수요자들까지 동탄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탄 아파트값 상승세가 시차를 두고 서울 강남권 집값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탄 아파트 매도 차익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봐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동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매도자는 상급지로 이동해 다른 주택을 매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다시 강남권 매수세를 자극해 서울 아파트 전역의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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