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입주를 시작하는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 [디지털타임스 DB]
9월 입주를 시작하는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 [디지털타임스 DB]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 일대에 5000가구 규모 입주가 예정되면서 하반기 전세시장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 잠실에서 4000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서울 전역의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였는데, 이번 입주 규모는 이보다 더 큰 수준이라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당분간 서울 전세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2091가구)과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가 각각 오는 8월과 9월 입주를 시작한다. 업계에선 두 단지가 강남권 핵심지에 위치한 대단지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서 서울 전역의 전세가격 하락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소에는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84㎡ 전세 물건이 10억5000만원부터 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는 인근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4㎡가 17억원 이상의 전세보증금으로 세입자를 구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입주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 시세보다 가격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방배동에 들어서는 디에이치 방배에서도 전용 84㎡ 전세 물건이 10억원대 초반 가격으로 나오고 있다. 인근 시세를 감안하면 15억원 이상에도 거래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서로 경쟁하며 세입자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올해 초 잠실에서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 르엘(1865가구) 입주가 동시에 이뤄지며 서울 전역 전세가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 두 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 물건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8억원 안팎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3월부터는 10억원 선에 계약될 정도로 가격이 내렸다.

당시 잠실 전세가격 하락은 강북권 전세 가격 형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반포·방배 신축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낮은 강북권 단지들이 잠실 주요 단지보다 전세보증금을 내려야 세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입주 초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세입자를 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전세 매물이 더 빠르게 늘면서 매일 같이 가격을 낮춘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강북권에서는 은평구 대조1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451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업계에선 하반기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고된 만큼 서울 전역의 전세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대규모 신축 단지 입주는 단기적으로 전세 공급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특히 강남권 핵심 지역에서 입주가 집중될 경우 인근 지역 전세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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