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생애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대치다.
팍팍한 대출규제 속에서도 무주택자에게만 예외적으로 허용된 갭투자와 완화된 정책 대출의 틈새를 파고든 30대가 노원·성북 등 강북 지역의 중저가 매물을 싹쓸이하며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떠올랐다.
1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서울 집합건물 전체 매매 등기 건수는 7만2025건으로, 이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 등기는 3만2843건, 45.6%를 차지했다.
거래의 절반 가까이가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매수한 것이다.
생애최초 부동산 매입 비중은 지난 2024년 평균 35.8%에서 지난해는 38.0%로 확대됐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 확대 등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완화된 조건으로 정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매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2억~6억원으로 축소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비중은 38.6%였다.
그러다 올해 1월부터 42.1%로 늘어나기 시작해 2월에는 43.8%로 증가했고 3월 45.1%, 4월에는 48.7%까지 증가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5월에도 생애최초 매수가 48.5%를 기록하며 50%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생애 첫 내 집 마련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배경에는 정부의 선제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물이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무주택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전세 낀 주택 매수(갭투자)'를 허용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달 배포한 보도자료(4월 22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내놓은 서울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사들인 비중은 73%로 치솟아 전년(56.1%) 대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파트값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북 및 비강남 권역에 첫 매수세가 집중되며 극명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60.6%)였다. 이어 성북구(59.8%)가 60%에 육박하며 뒤를 이었고, 강북구(57.2%), 서대문구(55.2%), 관악구(52.7%), 강서구(50.9%), 금천구(50.2%), 구로구(50.1%) 순으로 모두 첫 매수자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주거 비용 부담이 큰 고가 상급지의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강남구의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은 31.6%로 서울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초구(32.7%), 용산구(33.4%), 광진구(34.5%), 중구(35.5%), 성동구(40.3%), 송파구(40.4%), 마포구(40.9%) 등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런 내 집 마련 열풍을 주도한 핵심 연령층은 30대였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산 사람 중 30대의 비중은 56.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49.8%)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30대 비중이 절반을 돌파한 것은 2010년 관련 통계 공개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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