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엔비디아 출신 자율주행 전문가… HW·SW 결합 중시
글로벌 기업 협업·기술 내재화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 제시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미래는 누가 먼저 기술을 개발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누구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시장에 확장했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박민우(사진) 현대자동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42dot) 최고경영자(CEO)는 10일 HMG 저널의 인터뷰 콘텐츠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이 콘텐츠에서 ‘실행’(Execution) 중심 미래 모빌리티 철학을 공개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초기 핵심 멤버로 활동한 박 사장은 테슬라 비전 설계를 주도했고, 이후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조직을 총괄하는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현대차그룹 합류 배경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모빌리티 혁신은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 역량과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실현된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역량과 소프트웨어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도 뚜렷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 패러다임이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와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행 연구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실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현대차그룹에 내재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실행 우선’(Execution-first)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개발 속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 자율주행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데이터를 꼽았다. 단순히 뛰어난 알고리즘을 확보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빠르게 학습·고도화해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데이터 유니언을 추진하고 있다. 포티투닷, 모셔널 등 그룹사의 자율주행 데이터는 물론, 외부 파트너의 데이터까지 연결·활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술 개발과 데이터 확보, 모델 개선이 서로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로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
박 사장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술 내재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강조했다. 글로벌 협업을 통한 상용화 및 검증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자율주행 기술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의 자체적인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리 기술로 확보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보틱스 역시 자율주행과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연결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기술은 구현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되며, 상용화 및 대규모 양산까지 확장돼 실제로 사람을 돕는 최고의 기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 간의 갈등이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역설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견 충돌은 불가피하며, 갈등을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마찰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을 개발자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시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제조 기반 개발 방식과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 방식이 공존하는 과도기인 만큼 젊은 엔지니어들도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투 트랙 전략은 개발자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협업은 표준과 검증으로 이어지고, 내재화는 최적화와 현실을 뜻한다”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개발자’에서 ‘기술적 판단자’로 성장할 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치열한 토론 끝에 결정이 내려지면 조직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성숙함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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