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와 피해자 뒤바꿨다”… 오세훈, 법원 출석하며 특검팀 향해 격앙
선거로 멈췄던 재판 재개… 오 시장 “선거 개입 노린 악질적 조작 기소”
강철원 전 부시장 증언… “명태균 여론조사 의뢰, 비용 부탁한 적 없어”
이달 17일 결심 공판… 피고인 신문 및 특검 구형 거쳐 변론 종결 예정
6·3 지방선거 일정으로 한 달 반 동안 중단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 재개됐다. 법정에 출석한 오 시장은 자신을 기소한 특별검사팀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시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고발인과 피고발인이 뒤바뀌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수사기관은 범죄자와 범죄 피해자를 뒤바꿔서 기소하는 곳”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특검팀은 정말 악질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법정 공방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측의 자료가 허위임이 증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재판 과정에서 명태균 일당이 제공한 여론조사는 모두 가짜임이 밝혀졌고, 이런 상태라면 수사 기관에서 이들을 사기죄로 조속히 수사해 기소해야 하는데 아직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팀 목표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나갔으니, 이제라도 사기범들을 기소해 마땅하다”며 특검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표적 수사를 벌였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4월 22일 공판 이후 약 40일 만에 열린 것이다. 재판부는 당초 5월에도 재판 일정을 잡았으나,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기일을 연기한 바 있다.
오후에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는 오 시장의 최측근이자 공동 피고인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출석해 명씨와의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강 전 부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검팀은 강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에서 2021년 초 명씨의 미래한국연구소가 수행한 여론조사 결과물과 설문지 파일들이 여러 차례 다운로드된 내역을 입증 자료로 제시하며 추궁했다. 사실상 명씨 측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강 전 부시장은 “2021년 1월 ‘테스트용 조사’를 받은 이후엔 그 어떤 것도 (명씨와) 같이 얘기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료 수신 경위에 대해서도 누가 왜 보냈는지 전혀 모른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변호인 측은 명씨의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 김한정씨가 대납하도록 오 시장 측이 공모했다는 검찰의 프레임을 깨는 데 집중했다. 강 전 부시장은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부탁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명씨가 허위 폭로로 오 시장을 곤경에 빠뜨린 이유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명씨는 본인이 전략가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분이 만드는 전략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재판부는 이번 달 안으로 1심 심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는 12일에는 후원자 김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17일에는 오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함께 특검의 구형, 피고인 최종 변론이 진행되는 결심 공판이 열린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대가성 비용을 후원자 김씨에게 전가한 혐의로 작년 연말 기소됐다. 반면 명씨는 선거 전 오 시장과 수차례 독대했으며 당시 오 시장이 자신에게 의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공세를 펴왔다. 오 시장 측은 만남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비전문적인 제안에 선을 긋고 관계를 끊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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