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최측근 김용, 공개적으로 정청래 저격… 사실상 불출마 압박
전날 李 출국 환송장 정청래 불참·김민석 배웅… "김민석 힘 실어주려는 뜻"
정청래 "李 평가 공감" 낮은 자세에도 거취 언급 피해… "李 정부 뒷받침할 것"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했다. 동시에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압박했다. 이에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통해 정면 돌파를 택할지, 책임론을 수용하며 정치적 퇴로를 모색할지를 두고 당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10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말 심각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 대표에 대해 "지금이라도 허탈해하는 지지자들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집권당을 대표해서 진심 어린 사과는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은 "선거 패배를 자인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말까지 볼 수가 있겠지만 시기가 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정 대표가 차기 당권을 포기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부원장의 공개 압박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친명계 내부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정 대표를 향해 선거 결과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고, 전당대회 불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당내에서는 "정청래 체제로 전당대회를 치르기 어렵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를 둘러싼 이상 기류는 전날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장에서도 포착됐다. 그동안 대통령 순방길마다 모습을 보였던 정 대표가 환송 행사에 불참한 반면, 김민석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출국 배웅에 나섰다.
청와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문제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밝혔지만, 여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정청래 지도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 총리에 대해선 "이렇게 단기간 내에 구체적 성과를 많이 낸 내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며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이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며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당정청 원팀·원보이스를 강화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며 현 지도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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