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힘)의 새 원내대표에 ‘당권파’로 분류되는 3선 정점식 의원이 10일 선출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에서 4선 김도읍 의원과 결선 투표를 벌인 결과 총투표수 103표 가운데 55표를 얻으며 48표를 얻은 김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정 원내대표 앞에는 6·3 지방선거 패배의 후속 조치로 당 쇄신을 주도하고, 거대 여당에 맞서 원내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 이중 난제를 안고 있다.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선관위의 지방선거 부실 관리 규명, ‘조작 기소’ 특검법, 검사의 보완 수사권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등이 최대 현안이다.
정 신임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참패라는 매서운 회초리를 맞은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이번 인선은 당의 철저한 반성과 인적 쇄신의 첫 신호탄이어야 했다. 하지만 국힘 의원들의 선택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깝다는 ‘친윤’ 인사였다.민심의 경고를 한 귀로 흘려듣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국힘은 서울시장 자리를 지켜냈을 뿐, 전국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여당에 내주며 참패했다. 유권자들이 야당을 외면한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까지 윤 전 대통령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끌려다니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보수의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심판이었다. 게다가 국힘은 선거 기간내내 장동혁 당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분열돼 서로 싸웠다. 오세훈 서울 시장 등은 장 대표의 선거 유세 지원조차도 거부했다.
국민들이 국힘 후보를 4곳의 광역단체장으로 뽑아준 건 국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다수당의 폭주’를 보여온 민주당을 최소한도라도 견제해야 한다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국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실망스럽다. 선거를 지휘한 장 대표는 사퇴를 거부한 채선관위의 선거 부실 관리를 핑계로 재선거를 외치며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 여기에 원내 사령탑마저 친윤 중진이 맡았으니, 국민들 사이에선 당이 반성은커녕 ‘도로 친윤당’으로 회귀하겠다는 건가라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최근 국힘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을 역전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된다. 지지율 역전은 오만해진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투영된 것에 불과하다. 당이 혁신은 커녕 내부 갈등의 늪에 다시 빠져든다면, 그 지지율은 한낱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국힘이 도로 ‘윤 어게인당’이 되면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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