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이 벌어졌다. 카카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사측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된 지 2주 만에 파업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 노조 5곳이 동참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추가 파업도 예고했다. 성과급 규모와 보상 방식을 두고 사측과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노조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별도로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RSU를 성과급에 포함할 지를 두고 노사가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옳은지를 따지기 전에 먼저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지금 카카오가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과연 성과급 규모인가 하는 점이다. 한때 카카오는 한국 IT 산업의 상징이었다. 메신저 하나로 시작해 금융·모빌리티·콘텐츠·커머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혁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장 속도는 둔화됐고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떨어졌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질서를 뒤흔드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카카오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대립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안타깝다. 물론 노동자는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기업의 성과는 미래 투자와 분리될 수 없다. 오늘 벌어들인 이익을 모두 나누면 내일의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없다.

카카오 노사 모두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시장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것은 성과급 갈등이 아니다. AI 시대에 어떤 혁신을 보여줄 것인지, 성장 동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다. 기업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면 성과급도, 고용 안정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카카오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분배를 둘러싼 싸움이 아니라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낼 해법이다. 나눌 몫을 놓고 다투기 전에 키울 몫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혁신기업' 카카오가 다시 살아나는 길이며, 노사 모두가 함께 이익을 얻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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