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넘어 경제안보로… 李, EU와 디지털·공급망·안보 협력 구체화
벨기에·EU 연쇄 회담 진행… 단순 교역 넘어 ‘경제안보 패키지’ 구축
상품교역 1242억유로 성과 토대로 디지털통상·핵심광물 新협력 틀 마련
비전통 안보·지정학 공조 속 철강 관세 등 EU발 산업규제 대응 과제도
이재명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및 벨기에 정상들과 연쇄 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한·벨기에 정상회담과 한·EU 정상회의로 이어진 이날 일정은 양측 관계를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중심의 교역 협력에서 디지털통상, 공급망, 안보방위 협력으로 확장한 계기로 평가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코스타 상임의장,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한·EU 정상회의를 열었다.
회담은 소인수회담, 협정 서명식, 공동언론발표 순으로 이어졌다.
EU는 무역·투자, 방위·안보, 디지털 등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이번 회담을 양측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전 차원에서 진전시키는 계기로 규정했다. 경제 분야에선 FTA 성과를 딛고 '디지털' 규범을 세우는 데 방점이 찍혔다. 경제적 측면에서 한·EU 관계는 탄탄한 FTA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
EU 통계에 따르면 2011년 FTA 발효 이후 양측 상품교역은 연평균 5.3% 증가해 2025년 기준 1242억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한국은 EU의 8위, EU는 한국의 3위 교역 파트너로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이동, 전자계약, 소비자 보호 등을 포괄하는 협정 서명식이 진행됐다.
한국 기업이 4억5000만 인구의 거대 무역블록에서 인공지능(AI)과 전자상거래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안보방위 협력도 비전통 안보 영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EU가 군사동맹체는 아니지만, 양측은 2024년 체결한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토대로 해양·우주·사이버 안보와 허위정보 대응, 대테러, 비확산 등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 왔다.
다만 깐깐해지는 EU의 보호주의적 산업규제는 과제로 남았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의 철강 보호조치가 한·EU 관계의 잠재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 공급망 실사 등 EU발 산업규범이 한국 수출 기업에는 기회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 증진과 한국 기업의 진출 기반 확대 방안을 논의한 뒤 필립 국왕과 면담했다.
벨기에는 올해 수교 125주년을 맞은 한국 기업의 핵심 유럽 진출로다. 이번 일정은 한·EU 관계가 통상 교역에서 '경제안보 파트너십'으로 뚜렷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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