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만에 24회 발동…2008년 연간 기록 26회 턱밑

고환율·금리 불확실성에 선물시장 출렁…투자심리 위축

변동성 확대 경고음 커져…증시 안전판 잇따라 가동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증시 급변동을 막기 위한 안전판인 ‘사이드카’가 올해 들어 24번 발동됐다. 아직 상반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발동 횟수(26회)에 육박하고 있다. 고환율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총 24회다. 아직 연말까지 상당 기간이 남아 있어 올해 발동 횟수가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현물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시장 안정 장치다. 통상 발동 횟수가 많아질수록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코스닥150 선물의 경우 6% 이상) 급변하는 상황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5분 동안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킨다. 하루에 단 한 번만 발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증시가 그만큼 잦은 ‘발작’을 겪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사이드카 발동이 잦아진 것은 미국의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고환율 기조,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 흐름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선물시장의 변동성이 현물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모습이다.

사이드카보다 한 단계 높은 시장 안전장치인 ‘서킷브레이커’도 잦아졌다.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적으로 멈추는 장치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도 3차례 발동됐다. 국내 증시 역사상 한 해에 3차례나 발동된 건 전례가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히 사이드카 발동 횟수만으로 금융위기급 위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간에 발동 빈도가 급증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단기 지수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매머드급 대외 변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폭등락세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거래일간 8%대 등락률을 보였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며 “미래 예상 변동성을 실제 변동성이 추월한 국내 증시 역사상 보기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다”며 “그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이 약화됐지만 목적이 뚜렷한 상황에서 자금 이탈이 강화될 경우 코스피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금융투자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지 여부에 따라 낙폭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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