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전면적인 무력 충돌의 소용돌이에 다시 휩싸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해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가했다고 9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밝혔다.
이번 군사 작전은 미군 헬기 추락에 대한 자위권 행사이며 이란의 도발에 상응하는 비례적 조치라는 것이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이다.
미국의 정밀 유도 무기는 이란 남부 해안 도시 시리크와 반다르아바스, 게슘 일대의 방공망과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 군사 포병 부대를 집중 타격했다.
미군의 폭격 직후 이란도 재 보복을 하면서 중동 전역은 순식간에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치달았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어떠한 공격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다량 발사했다.
이란의 반격은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요르단의 알아즈라크 공군 기지 내 F-35 전투기 격납고, 그리고 쿠웨이트의 미 공군기지까지 광범위하게 겨냥했다. 이로 인해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주변국들이 방공망을 긴급 가동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리는 등 전운이 극도로 고조됐다.
이란은 걸프만 국가에 산재한 미군 기지를 공습했지만, 미군의 보복 공격을 부른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은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24시간 내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어떤 군사작전도 없었다”며 미군 헬기 격추 사실을 부인했다.
몇 시간 동안 이어진 격렬한 공방 끝에 미 중부사령부가 작전 완료를 선언하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양측이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화력을 쏟아 부었다는 점에서 긴장감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강력하고 힘 있는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자국의 군사적 정당성을 강하게 내세웠다. 그러나 그는 작전이 공습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매우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등 강온 양면 입장을 동시에 내놓으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이번 무력 충돌은 벼랑 끝 대치 속에서도 서로의 치명상을 피하려는 제한적 교전의 성격이 짙다. 양측 모두 종전협상 판을 완전히 깨뜨릴 의도가 없음을 드러낸 만큼, 위태로운 전장 뒤편에서 종전을 향한 막판 ‘밀당’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이어질 전망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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