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10일부터 국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외환공동검사’에 돌입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60원선을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단순한 구두개입을 넘어 투기 세력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직접적인 실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외환공동검사는 ‘외국환거래법 제20조 및 시행령 제35조(외국환업무취급기관에 대한 검사)’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한은과 금감원이 외환시장 점검을 위해 공동으로 검사 권한을 발동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했던 지난 2010년 이후 16년 만이다.
양 기관은 이번 검사를 통해 시중은행을 거쳐 간 외환거래 중 투기성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은과 금감원은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가 이익을 얻도록 외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고정시키는 등 시장 안정을 해치는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며 “불법적 시장 교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공동검사가 특정 은행의 구체적인 위법 정황을 포착했다기보다는 환율의 추가 급등을 막기 위한 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환투기 세력의 공격보다는 거시경제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송금 수요가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수출기업들이 불안한 환율 전망 탓에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쌓아두는 ‘달러 사재기’ 현상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기업의 달러 보유는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합법적인 경영 판단의 영역이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당국에 보고됐다면 제재할 명분이 없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이 1560원을 터치한 직후 당국의 잇따른 구두개입으로 1510원대까지 숨을 고른 상태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변동성은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며 “16년 만의 공동검사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어 가수요를 차단하려는 강력한 환율 방어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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