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나 쐈는지” “살짝 터진 정도” 李 발언에

韓의원 “수호자 대통령이 가해국 변호, 사과하라”

‘나무호 공격’ 이란에 사과·재발방지받으라 촉구

“‘누르’, 초저공비행 대함유도탄…오발은 망언”

“트럼프도 이란 국영매체도 ‘의도된’ 공격 밝혀”

“한달 말없던 李 ‘이란 의도 없다’ 혼자 면죄부”

“이란 상습 오리발 전술, 대통령 앞장서 놀아나”

“국민 보호않는 외교, 진실호도 안보 심판대상”

이란군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가 이란제(製) 대함미사일 2연발에 피격한 사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살짝 터진 정도에 불과하다”, “의도를 갖고 한 게 아닌 건 확실하다”고 발언하자 야권에서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육군 제5군단장·교육사령관을 지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4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예비역 중장·73)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보 현안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가해국의 변호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며 “도발 당사국인 이란을 두둔하고 가해국 입장을 변호한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기호 의원은 “지난달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국민 6명이 승선한 나무호가 이란 미사일에 피격했다. 국민 생명과 재산, 대한민국 해상교통로가 위협받은 중대한 안보 침해 사안”이라며 “정부는 나무호 피격 발생 23일 만인 지난달 27일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가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Noor)로 추정된다고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했다”고 상기시켰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보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군에 의한 한국 선박 피격 사건 관련 발언 대국민사과와 함께 이란 정부의 명확한 사과 및 재발방지책을 받아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기자회견 녹화영상 갈무리]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보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군에 의한 한국 선박 피격 사건 관련 발언 대국민사과와 함께 이란 정부의 명확한 사과 및 재발방지책을 받아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기자회견 녹화영상 갈무리]

앞서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이란이) 의도를 공격했으면 ‘내가 했다’고 선언할 것”이라며 “의도를 갖고 한 게 아닌 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부는 통상 미군 등을 공격할 땐 ‘과시’하고, 아랍에미리트(UAE) ‘한국형’ 바라카 원전 등 선전전에 불리한 공격의 경우 침묵하거나 “가짜 깃발 작전”이라며 발뺌해왔다.

이 대통령은 “일부러 쐈는지 우리를 겨냥한 건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인지, 아무 데나 쐈는데 맞은 건지. 보통 미사일에 맞으면 침몰해야 하는데 살짝 터진 정도에 불과해서 좀 이상하다”면서도 “우리로선 이란산 미사일로 판단되기 때문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당신들일 가능성이 크니까, 당신들이 관련돼 보이는 수역에서 발생한 일이니 항의했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어제 이 대통령이 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농담 나누듯’ 웃어가면서 하는 말이 귀를 의심케 했다”며 일련의 발언을 예시로 든 뒤 “유치하고 비열한 망언을 내뱉었다. 이게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통수권자가 오히려 적대적 도발을 감행한 이란 변호인을 자처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미사일’은 우리나라 말로 ‘유도탄’이다. 지정된 목표물을 향해 스스로 비행하며 유도장치로 방향을 수정해 정확하게 타격하는 무기체계”라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미사일이 ‘아무데나 쐈는데 우발적으로 맞는 무기’가 아니란 것쯤은 초등학생도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나무호를 타격한 미사일은 ‘선박 전용’ 유도탄으로 전방 레이더를 피해 수면 위 5~15m 초(初)저고도 비행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능력을 갖춘 3세대 대함 순항 유도탄”이라며 “발사시 표적을 입력해 주면 표적이 이동하더라도 추적 명중하는 무기체계다. 날아다니다가 우연히 오발로 상선에 맞는단 건 일어날 수 없다. 어처구니 없는 기만적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피격 사건에서 이 미사일은 성능 100% 발휘됐으며 심지어 2발이 정확히 나무호 동일지점을 연속 타격했다”며 “이런데도 이 대통령은 ‘살짝 터진 정도에 불과하다’며 마치 ‘폭죽놀이’인 양 우스갯소리로 만들었다. 명백한 외교·안보 무능 덮으려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고 했다. 또 “이미 국제사회와 가해 당사국인 이란조차 ‘의도된’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5일(피격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선박을 겨냥해 발포했다’고 발표했으며, 7일엔 이란 국영매체(프레스TV) 스스로 ‘해상규칙을 위반한 한국 선박 1척을 겨냥한 건 이란의 주권수호 신호’라며 공공연히 자신들의 소행이자 의도된 공격임을 시인했는데 이 대통령 혼자만 ‘의도가 없었다’ 이란에 면죄부를 주지 못해 안달이 났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지난 5월 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의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산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 차관은 탄두의 형태, 기체 잔해물 색상 등을 토대로 “기술분석 결과,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진은 외교부가 공개한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의 제조사 카탈로그 전시용 사진.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5월 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의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산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 차관은 탄두의 형태, 기체 잔해물 색상 등을 토대로 “기술분석 결과,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진은 외교부가 공개한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의 제조사 카탈로그 전시용 사진.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이어 “나아가 ‘의도를 갖고 공격했으면 내가 했다 선언했을 것’이라는 말 역시 이란의 기만전술을 두둔한 망언이다. 이란은 지난 3월에도 튀르키예를 향해 무려 4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해놓고도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했다”며 “도발은 감행하되 국제사회의 제재와 보복을 피하기 위해 오리발을 내미는 이란의 상습적 전술에 대통령이 앞장서서 놀아나는 꼴”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의 단호한 대응을 보라. 인도와 태국은 자국 선박이 피격한 직후 곧바로 이란 대사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 프랑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핵 항공모함을 해당 해역으로 급파했다”며 “이들은 강력·신속한 초기 조치로 ‘자국민의 피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와 이란에 각인시킨 반면, 이재명 정권은 뭘 했느냐”고 반문했다.

한 의원은 “사태 발생 한달 동안 질책 한마디 제대로 못 하다가, 겨우 내놓은 대통령 답변이 가해국 변호하고 사태를 축소은폐하려는 비겁한 변명뿐이다. 지금 이재명 정권이 펼치는 건 외교가 아니라, 자국민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굴종”이라며 “무책임한 행태를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지금 즉시 이란 정부에 피격사태 명확한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강력히 요구하시라. 자국민 보호조차 못하는 외교, 진실 호도하는 안보는 반드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된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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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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