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업황부진에도 영업이익율 선방

‘부산이전’에 발목잡혀 사실상 연내 어려워

HMM이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실적에서 선방하는 등 유리해진 매각 조건에도 불구하고 ‘부산 이전’에 발목잡혀 매각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덩치가 커지면 인수자를 찾기 어렵고 부진하면 제 값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HMM매각에 기약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3일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매각이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부산이전 우선’을 언급하면서 당분간 매각이 어려울 전망이다.

안 사장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은 매각이 급하다고 하고 해운 쪽에서는 신속한 매각보다 HMM을 어떻게 글로벌 선사로 키울 것인가를 이야기한다”면서도 “정책 우선순위는 매각보다 부산 이전에 방점이 있고 이전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이전이 어느 정도 단계에 오르면 매각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부산 이전 절차가 내년 5월까지라고 본다면 이전절차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내는 내년도에나 매각절차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HMM의 매각은 지금이 적기라는 시각이 많다. 그간 HMM의 매각은 덩치가 커 7조원~10조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지불할 인수자를 구하기 어려워 난항을 겪었다. 회사가 더 커져도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팔기가 어려운 딜레마에 놓은 상황인데, 최근 HMM은 해운업황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실적에서는 선방을 하고 있어 적절한 가격을 찾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2분기 예상 매출은 2조9958억원, 영업이익은 2695억원 전후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와 중동 사태에서 시작된 해운 운임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 당초 해운업계에선 중동사태가 터지면서 연료비와 보험료 등이 오르면 수요가 꺾이며 업황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그런데 선주들이 물량을 먼저 보내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운임이 큰 폭으로 올라 이런 우려가 불식되고 있다. 지난 5일 전세계 해운운임의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726.48을 기록해, 2024년 9월 이후 1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아가 업계 일각에선 HMM이 매각타이밍을 놓치는 것과 별개로 해진공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향후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MM의 산은 지분을 매입하는데 수조원이 드는 상황에서, 해진공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HMM 지분을 매입하고도 경영권을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져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 많아진다는 점에서는 매각을 통한 민영화가 바람직하지만, 산은과 해진공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상황에선 매각에 속도가 나기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두바이 수리조선소에 접안한 HMM 나무호 [연합뉴스]
두바이 수리조선소에 접안한 HMM 나무호 [연합뉴스]
임재섭 기자(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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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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