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여당은 그릇 돼야” 지선 소회 밝히며 집권당 노선 제시

대통령 호평 속 김민석 등판 “유능한 민주당”…당권 핵심 주자

정청래 “당정청 합심” 연임 방어전…송영길은 호남서 책임론 군불

‘김관영 옹호 논란’ 송영길에 전북 의원들 맹폭…미묘한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5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5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점화했다.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와 집권 여당의 정의를 명확히 밝힌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사실상 당 복귀 명분을 열어주면서 전당대회 판이 요동치고 있다. ‘당정 결속’을 내세운 정청래 대표의 연임 가도에 김 총리가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고, 송영길 의원이 호남을 무대로 선거 책임론을 띄우며 가세한 3파전 구도다.

이 대통령은 8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국민의 경고”라며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여당의 역할에 대해서는 “집권당이 되면 (야당처럼 창이 아닌)그릇이 돼야 한다”며 “성(정부·여당)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에는 욕하던 사람일 수도 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여당은 포용과 통합의 역할을 잘해야 한다”면서 “욕설을 잘한다고 강한 당이 되지 않는다. 반말이나 모욕적으로 폭언을 하면 다 떨어져 나간다”고 뼈있는 지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거취를 정리하기로 밝힌 김 총리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정말로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큰 소리, 잡음 하나 없이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며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했다.

총리직 사의를 표명한 김 총리도 보폭을 맞췄다. 그는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정일체와 민생 실용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라고 당권 도전을 강하게 시사했다. 대통령이 제시한 ‘포용·통합형 여당론’에 김 총리가 ‘유능한 집권당’으로 화답하며 전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책임론의 한가운데 선 정청래 대표 측은 당정 결속을 앞세워 방어전에 돌입했다. 정 대표의 경우 자신이 관철한 당원 1인 1표제가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아울러 자신을 향제 제기되는 명청갈등 프레임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 회견 직후 “한마디로 대체 불가한 대통령”이라며 “역대 어느 대통령에서 볼 수 없었던 본질적 문제의식, 사안별 디테일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당정청이 합심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부터 솔선수범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로 원내에 복귀한 송영길 의원도 3파전의 한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송 의원은 “정청래 대표의 거취와 호남의 민심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지선 책임론을 고리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호남 내에서도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여론은 정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 지도부를 직격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이 노출되고 있다.

송 의원의 호남 공략은 전북지사 선거 후유증과 맞물려 거센 파열음을 낳고 있다. 송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를 옹호한 것을 두고,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은 “당의 원칙과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이적행위를 한 송영길이 당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조차 마음이 불편하다”고 맹폭했고, 이성윤 최고위원도 중대한 해당행위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대표 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거쳐 본경선을 치르며, 이번 전대부터는 1인 1표제가 전면 도입된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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