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커피

이웅규·김은희·이준혁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아침 출근길에 들른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 한 잔.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기호식품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커피는 농업과 유통, 공간과 브랜드, 취향과 문화가 결합된 거대한 산업 생태계다. 그리고 이제 그 생태계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들어오고 있다.

책은 일상적인 음료인 커피를 통해 AI 시대의 변화상을 흥미롭게 읽어낸다. 이 오래된 음료가 AI와 만나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핀다. 커피와 AI의 만남이라는 다소 낯선 주제를 다루지만, 내용은 우리 삶 가까이에 있다. 커피 산업 전반을 관통하며 AI가 어떻게 산업의 구조와 인간의 역할을 바꾸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책이 주목하는 변화는 데이터다. 바리스타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영역이 이제는 수치와 알고리즘으로 분석된다. 원두의 수분 함량과 로스팅 온도, 추출 압력과 향미 데이터는 AI가 학습하는 정보가 된다. 소비자의 구매 이력과 취향, 방문 시간대와 선호 메뉴까지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커피를 추천한다. 인상적인 대목은 로봇 바리스타와 인간 바리스타의 관계를 다룬 부분이다. 많은 사람이 AI와 로봇의 발전을 인간 노동의 대체로 이해하지만, 책은 경쟁보다는 협업에 방점을 찍는다. 로봇이 정밀함과 일관성을 제공한다면 인간은 감성적 가치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카페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커피는 어쩌면 AI 시대를 비추는 가장 친숙한 거울인지 모른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커피를 마시는 시대가 개막했다. 책은 이런 변화의 풍경을 보여주며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AI 시대의 노동, 취향, 환대, 지속가능성을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할 만하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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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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