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1달러당 1500원대를 훌쩍 넘어서버린 고환율의 충격이 한국인의 쇼핑 지도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고 환율에 직격탄을 맞은 해외 직구(직접구매)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잃은 데 이어, 경영난에 빠진 배송 대행업체들의 물류 마비와 '먹튀' 논란까지 겹치며 시장 혼란까지 겹쳤다.

한때 알뜰 쇼핑의 상징으로 전성기를 누리며 화려했던 '직구 시대'가 저물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일 오전 2시 야간 거래 마감을 앞두고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장중 고가 1597원) 이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뛰면서 직구업계 가격 경쟁력이 곤두박질쳤다.

직구 시장은 환율이 1000원대 초중반이던 2010년대 초중반 시기 삼성·LG 대형 TV 등을 국내 판매가의 절반 수준에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직구가 폭증했고, 당시 중산층 소비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환율 때문에 직구를 찾는 소비도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9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5.6%)와 3분기(9.2%) 내내 5∼9%대를 이어가던 성장세는 4분기부터 1.6%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의 지난 5일 발표에서도 1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구 규모는 13억50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3.1% 감소했다.

직구업계 경영난도 부쩍 커졌다. 직구업계 한 관계자는 "달러당 15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되면서 영세업체일수록 견디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직구 시장의 지형 변화도 변하고 있다. 중국계인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업계인 'C-커머스'가 초저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미국·유럽 중심이던 전통적인 직구 시장의 판도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해외 직구액 가운데 중국 비중이 1조2276억원으로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구매대행·배송 대행 플랫폼 거래가 모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영세 사업자가 피해배상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소비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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