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8일 예정된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오랜 전략적 과제인 '두만강을 통한 동해 출해권 확보'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주목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동해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경우 일본의 안보 환경과 방위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서 두만강 하류 개발과 관련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오랫동안 지린성을 통해 선박이 직접 동해로 나갈 수 있는 통로 확보를 추진해 왔으며, 두만강 개발은 이러한 전략적 목표와 직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도 최근 중국의 동해 진출 움직임에 주목했다. 신문은 중국 해군 북부전구 소속 함정 5척이 지난 3월 말부터 동해를 항해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이 해양 환경과 일본의 감시·경계 체계를 탐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케이는 특히 중국이 북극항로 개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이 두만강을 통해 동해 접근권을 확보할 경우,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사이의 소야해협(라페루즈 해협)을 거쳐 북극해로 향하는 가장 짧은 부동항 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해상 물류와 군사 전략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일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의 나카가와 마키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 해군의 북한 나진항 상주 문제나 무인기를 포함한 중국 군용기의 나진특별시 상공 통과 문제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중국군이 북한 나진 지역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할 경우 일본은 대만해협 유사시에 대비한 감시·정찰 역량을 동해 방면에도 분산 배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안보 자원의 효율적 운용에 새로운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산케이는 북한이 역사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외국 군대의 자국 내 군사 거점 설치나 독점적 권리 확보를 주권 침해 요소로 경계해 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측의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닛케이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는 모든 움직임에 반대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했다.
신문은 최근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과 북한이 공동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일본의 방위력 증강 정책에 대해서도 양국이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유사한 비판 논리를 공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는 중국의 동북아 해양 전략을 일본 안보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입장에서 두만강 출해권은 동북 3성을 해양으로 연결하고 북극항로까지 접근하는 지정학적 프로젝트에 가깝다. 반면 일본은 이를 중국 해군 활동 반경 확대와 직결되는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결국 이번 북중 정상회담의 핵심은 중국이 얼마나 실질적인 동해 접근권을 확보하느냐, 그리고 북한이 이를 어디까지 허용하느냐가 또 하나의 주요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