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책임론, ‘부정선거 의혹 방파제’로 차단
오세훈·한동훈 생환, 지도부 밖 중도 확장성 증명
대권주자 유무가 가른 당내 권력투쟁 본질
강성 방어선 구축과 보수재편의 혼란스러운 나비효과
6·3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난 지 나흘째인 7일 장동혁 당대표 책임론이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선거 직후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 관리 부실 논란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면서다. 당내 인적 청산 요구가 선관위를 향한 의혹 제기에 묻히면서 선관위 사태가 장 대표 체제의 패배 책임을 가리는 ‘정치적 알리바이’로 소비되고 있다. 이는 보수 진영 내부의 권력 구조 재편에 혼란의 나비효과를 부르는 양상이다.
이날 국민의힘 관계자 다수에 따르면 당초 선거 당일까지만 해도 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강성 지지층 의존, 중도 확장 실패를 참패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5일을 기점으로 확산한 선관위 투표지 사태는 당원들의 시선을 내부 심판에서 외부 시스템 불신으로 돌려세웠다. 패배의 원인을 당 내부가 아닌 외부 기관에 넘길 명분이 생기면서, 장 대표를 향한 책임론은 정면충돌을 피한 채 유예됐다.
이 같은 당권파의 상황은 장동혁 체제 밖에서 생환한 보수 대권주자들의 행보와 대조된다.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은 각각 뚜렷한 대중성과 중도 확장성을 입증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당권을 쥐었으나 ‘차기 대선 얼굴’이 없는 현 지도부와, 선거 패배 책임에서 비켜선 외곽의 대권 주자들 간 충돌은 향후 보수 권력투쟁의 본질적 변수로 꼽힌다.
지도부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을 방어선을 치고 있다. 장 대표는 이진숙 의원, 김태규 의원,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등 당내외 친윤 카드를 내세워 친정 체제 사수에 나선 흐름이다. 당원 여론과 선거 불신을 매개로 한 당권파의 방어벽이 오 시장·한 의원의 외연 확장 기치와 맞붙으면서, 보수 재편은 다시 ‘강성보수’와 ‘중도확장’의 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결과적으로 선관위 사태는 선거 신뢰 문제를 넘어 우리 당의 내부 혁신을 늦추는 지연 장치로 치환됐다”면서 “장 대표가 선관위 의혹을 방패 삼아 시간을 벌고 있지만, 패배 원인을 외면한 외유가 길어질수록 오세훈·한동훈을 축으로 한 보수 재편론은 더 선명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임성원 기자(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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