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벼랑 끝에 선 취약계층을 노리는 약탈적 금융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현장 점검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서민·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꺾는 악질적인 불법 금융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8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부업자와 온라인 대부중개사이트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은 민원 발생 빈도와 과거 검사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10개사 내외를 잠정 검사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번 집중 점검의 3대 핵심 타깃은 △불법추심 △최고금리 위반 △불법사금융 연계 행위다. 특히 채무자의 법적 지식 부족을 악용하는 교묘한 수법들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끝까지 추심하는 '좀비채권 추심',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빚을 알리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사회적 낙인 추심' 등 불법 추심 행위가 중점 점검 대상이다. 상환 능력을 심사하는 척하며 접근하는 미끼대출이나 교묘하게 원금을 줄이고 이자를 부풀리는 꼼수대출 등 최고금리 위반 사례도 색출한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칼을 빼든 배경에는 최근 심상치 않은 서민 금융의 지표가 자리하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부터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던 대부업 이용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 반기 대비 9000명 늘어나며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도권 금융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이 대부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금감원은 이번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과 손을 잡았다. 기존 점검이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한정돼 반쪽짜리에 그쳤다는 지적을 수용, 취약계층이 온라인 중개사이트를 통해 미등록 불법 사금융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로까지 빈틈없이 추적하겠다는 구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탈적 금융 행위는 단순한 위법을 넘어 극한 상황에 놓인 소비자의 회생 의지 자체를 꺾는 악질적인 범죄"라며 "과도한 금리 부담과 불법 추심, 불법 사금융 이탈로 이어지는 끔찍한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사경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감독·검사와 범죄 수사 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촘촘한 서민금융 보호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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