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연쇄 회담 직후 올해 첫 순방지로 북한 선택

조중조약 65주년 맞아 자동 군사개입 동맹 재확인 포석

신압록강대교 개통 및 두만강 출해권 등 경협 의제 조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8~9일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7년만이며,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9월 초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만이다.

이번 방북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연쇄 정상외교를 통해 동북아시아 외교 무대의 주도권을 쥐는 동시에 오는 9월 예정된 미국 방문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고도의 외교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시 주석의 방북 사실을 동시에 공식 발표했다. 정부 외교 채널이 아닌 당 대 당 채널인 중련부가 발표를 주도한 것은 이번 방북이 국가 간 외교를 넘어 북중 양당 간의 전략적 교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는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양국 관계를 '좋은 이웃·친구·동지'로 규정하며 우호 분위기를 조성했다.

올해는 '북·중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이 되는 해다.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담고 있는 조약의 정주년을 맞아 양국은 전통적 동맹 의식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이번 방문은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 움직임에 대응해 완충지대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 발표 바로 전날인 4일 김 위원장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모습을 공개했다. 이는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국의 사실상의 묵인 또는 승인 효과를 연출하려는 모양새다.

아울러 지난해 방중에 동행했던 딸 주애가 이번에도 시 주석과 만남으로써 '4대 세습'에 대한 중국 측의 지지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회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중인 교역 및 인적 교류의 대폭 확대가 논의된다. 주요 경제 협력 의제로는 2014년 완공 후 방치됐던 신압록강대교의 본격적인 개통, 중러 공동성명에서 밝힌 중국의 두만강 하류 수로 이용과 동해 진출 문제, 북한 나선 경제특구 활용 방안, 접경지역 물류 및 중국인의 북한 관광 정상화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공동 성명에 '비핵화' 표현이 명시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중 정상회담 설명자료에 비핵화 목표가 포함된 것과 달리 중러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제재 반대 입장만 강조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바탕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으나 북한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지난 5일 "이번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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