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안 하고 사후보고도 안 받아”
13일 반란 우두머리 혐의 재소환 전망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미국 등 우방국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6일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6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 시작돼 조서 열람까지 포함해 오후 4시 30분에 종료됐다. 그는 조사 직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으며, 출석과 귀소 과정 모두 언론 노출은 없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메시지에는 “종북좌파·반미주의에 대항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국가안보실은 계엄 다음날 국가정보원에 해당 메시지를 전달하며 우방국에 배경 설명을 요청했고, 국정원은 이를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 CIA 책임자에게 직접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메시지 작성 의도와 지시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안보실 등에 구체적 지시를 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 역시 “원론적으로 ‘공보를 잘 하라’는 취지였을 뿐, 세세한 지시나 사후 보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는 13일 예정된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 조사까지 병합해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특검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종합특검팀에 피의자로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월 25일 특검 출범 이후 101일 만이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출석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가 측의 반발로 비공개 소환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출석과 구치소 귀환 장면 모두 언론에 포착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로 특검은 계엄 정당화 지시 의혹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있으며, 향후 군형법상 반란 혐의 조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계엄 정당화 메시지가 실제로 전달됐다면 외교·안보 라인을 통한 조직적 행위로 볼 수 있다”며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우 기자(pjw19786@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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