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스핑크스라는 무서운 괴물이 등장한다. 스핑크스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침에는 발이 네 개, 점심에는 두 개, 저녁에는 세 개인 것은?"이라는 수수께끼를 냈다.

이 수수께끼의 정답은 바로 사람이다. 아기 때는 기어다니고, 어른이 되면 두 발로 걷고, 노인이 되면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사람이 아닌데도 아기 때는 네 발로 기어다니다 어른이 되면 두 발로 걷는 동물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동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이런 변화를 겪는 걸까?

그 주인공은 바로 약 2억년전 아르헨티나에 살았던 '무스사우루스'라는 공룡이다. 무스사우루스라는 이름은 '쥐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갓 태어났을 당시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무척 작다. 무게도 불과 60g, 즉 껌 3통 정도이다.

그런데 이 공룡은 성장하면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몸무게가 무려 1톤 이상으로 늘어난다. 무려 코끼리와 맞먹는 크기로, 이렇게 몸집이 커지는 과정에서 네 발로 걷던 무스사우루스는 두 발로 걷게 된다.

그렇다면, 무스사우르스는 왜 다 자란 뒤에 두 발로 걷게 되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무게중심 때문이다.

무게중심이란 몸의 무게가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시소는 양쪽의 무게가 비슷하면 수평을 이루고, 어느 한쪽이 무거우면 기울어진다.

우리 몸도 비슷하다. 아기 때는 머리가 몸에 비해 크고 무거워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다.

그래서 두 발로 서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네 발로 기어 다닌다. 그러다 점점 키가 커지면서 머리 비율이 낮아지고, 무게중심이 골반으로 내려오면 그때부터 두 발로 서 있어도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된다.

아기 무스사우루스도 비슷하다. 아기 때는 머리와 목이 몸집보다 크고 꼬리가 짧다. 그래서 무게 중심이 몸 앞쪽으로 쏠린다. 이 상태에서 두 발로 서려고 하면 앞으로 몸이 고꾸라진다.

그래서 앞다리까지 사용해 네 발로 걸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점점 꼬리가 길어지고 머리와 목의 비율이 몸집보다 작아지면, 무게중심이 뒷다리로 이동한다. 그때부턴 뒷다리만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놀랍게도, 이런 성장 방식은 무스사우루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서식했던 손셀라수쿠스라는 파충류 역시 성장 과정에서 두 발로 걷게 된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동물인데도,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보니 비슷한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아기 때와 어른이 되었을 때 걷는 방법이 달라지다니, 무척 신기할 뿐이다. 어쩌면, 스핑크스 문제의 정답은 여러 개일지도 모른다.

무스사우루스, 손셀라수쿠스처럼 몸집이 커지면서 무게중심이 바뀌고, 그에 따라 걷는 방식까지 달라지는 동물이 또 있을까?

<KISTI 제공>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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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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