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방한에 LG전자 등 주가 요동
머스크 ‘스페이스X 주식 1년 안 판다’
‘은둔형’ 국내 총수들과 대조적
이재용·최태원 등과 삼겹살 회동 주목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의 빅스타이자 투자자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머니 블랙홀 같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기업은 물론 전 세계 증권 시장을 요동치게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황 엔비디아 CEO와 테슬라·스페이스X CEO에 대해 이렇게 촌평했다.
황 CEO가 8개월 만인 5일 다시 방한하면서 대한민국 재계는 물론 증시까지 요동치기 시작했다. 황 CEO의 동선을 추적해 관련 국내 상장사 주가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젠슨황의 발자취' 사이트까지 등장했고, 해당 사이트의 누적 방문자는 4일 오전 9시 기준 5만4000명을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황 CEO의 동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황 CEO가 방한 일정 중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만나고 프로야구 두산 경기에 깜짝 시구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 기업의 주가는 지난 1일 곧바로 상한가를 찍었다.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후 황 CEO의 발언에 따라 주가는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는 대만 컴퓨텍스 행사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반도체 설계기업 마벨 테크놀로지를 "차세대 1조달러 기업"으로 지목하자, 이 회사 주식은 하루 새 32.52%나 치솟은 바 있다.
황 CEO 못잖게 돈을 몰고 다니는 머스크 CEO도 스페이스X 상장 추진 과정에서 스타급 경영인 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 상장 후 366일 동안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보호예수를 걸며 투자자들에게 '나도 1년 간 안 판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또 상장 주관사들에게 0.75%보다 낮은 상장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겠다고 하는 등 그의 움직임은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750억달러(약 115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말 한마디로 돈을 벌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이들의 진짜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소 전문경영인 뒤에 숨어있다가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에만 잠깐 나타나 사과하고 떠나는 국내 재계 총수들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재계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등에 황 CEO는 대만에서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친 뒤 5일 방한해 곧바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첫 날 저녁부터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을 방문해 지난해 '깐부 회동'에 이은 '삼겹살 회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엔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가지며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황 CEO는 특히 시민들에게 직접 치킨을 나눠주는 등의 스킨십 경영을 보여줬다. 당시 거리에는 밤늦게까지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번 성수동 '삼쏘 회동'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상의 이유 등로 애초 예약한 회동 장소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수동 외에 홍대입구나 을지로 일대 음식점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7일에는 서울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회동하고 8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정 중간에 tvN 토크쇼 '유 키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
시구는 황 CEO 측이 한국 프로야구를 관람하고 싶다는 뜻을 두산 측에 전달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시구를 마치고 엔비디아 임직원들과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출국은 8일 늦은 오후 또는 9일 오전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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