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월말 하루에만 1조원 증가

가계부채 관리 비상…하반기 추가 규제 가능성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두 달 연속 1조원 넘게 증가해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입주 물량 관련 집단대출까지 더해지면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다시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1조1437억원 증가하며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월말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28일까지 증가액은 25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다음 영업일인 29일 하루 동안 1조원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은행에서는 하루 증가 폭이 3800억원 안팎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집중된 데다 아파트 입주에 따른 집단대출이 한꺼번에 실행되면서 증가 폭이 커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시적 요인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주담대 수요 자체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잔액에 포함되는 집단대출, 중도금대출 해당 회차가 대부분이 말일에 실행된다"며 "금요일이 이삿날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시장 흐름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와 은행권 대출 총량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택 거래가 늘고 집단대출 실행이 맞물리면 주담대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최근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당국이 추가 관리 대책을 검토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예정된 스트레스 DSR 확대 적용과 은행권 대출 관리 강화 등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증가가 부동산 시장 회복의 신호일 수는 있지만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와 경기 상황, 공급 물량 등 다양한 변수가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만으로 성급하게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금리 흐름과 대출 규제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출 한도나 심사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질 경우 금융당국의 관리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규제 변화가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