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선관위원장 직무유기 고발건 광역범죄수사대 배당

李대통령 "선거관리에 납득 어려운 허점… 행정부 권한 총동원"

靑 "직접 제재 아닌 선관위 책임 조치 촉구"… 자체 쇄신 압박

4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시민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동취재]
4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시민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동취재]

6·3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휘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 개시와 맞물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행정부 권한을 총동원해 명확히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서울경찰청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4일 광역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경찰은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서민위는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다수의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린 사태를 헌법상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노 위원장을 비롯해 허철훈 사무총장, 오민석 서울시선관위원장 등 선거 관리 책임자 6명을 고발했다.

실제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등 최소 14개 투표소에서는 준비된 본투표 용지가 동나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투표소는 대기표를 배부하고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며 현장 곳곳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수사기관이 움직이기에 앞서 이 대통령도 선관위를 향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관계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모두 사용해서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참정권이 한 치라도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할 만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다만 청와대는 행정부 차원의 강제 감찰에는 선을 그었다. 선관위가 헌법 114조에 근거한 독립기관인 만큼 직접 제재를 가할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말씀은 선관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 참정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선관위가 책임 있는 조치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선관위 스스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등 후속 조치에 나서라는 우회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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