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역단체장 12곳 승리에도 서울·재보선 패배로 ‘반쪽 승리’

오세훈 막판 대역전극에 서울 탈환 무산… 수도권 전략 재점검 불가피

재보선 14곳 중 국민의힘 4곳·무소속 1곳 승리… 국회 견제 표심 확인

평택을·부산 북갑 패배에 정청래 책임론 확산… 연임 구상에도 부담

6·3 지방선거 개표소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개표소 [연합뉴스]

3일 막을 내린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승리하면서 '지방권력 교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의석 4곳을 국민의힘과 무소속에 내주면서 '빛바랜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손을 들어줌과 동시에 국회 권력에 대해서는 견제 심리를 작동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며 전국 단위 선거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내줬던 지방권력의 상당 부분을 되찾은 셈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당정이 주도하는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승리 배경에는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웠던 정권 안정론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내내 "이재명 정부의 남은 4년을 위해 꼭 투표장에 나서달라"고 강조했고,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선거 전까지 60% 안팎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민의힘이 주장한 '이재명 견제론'은 큰 힘을 받지 못했다.

다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 끝에 당선되면서 서울 탈환은 무산됐다. 개표 초반 오 후보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크게 밀리는 듯 했으나, 새벽 사이 격차를 빠르게 좁힌 끝에 역전에 성공했고 마침내 승리를 확정했다.

오 후보가 헌정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오르게 되면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중도층 표심의 핵심 무대로 꼽히는 서울을 내주면서 민주당은 수도권 전략을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결국 전국 판세 전반에서 우세 흐름을 보였음에도 서울에서 패하면서 반쪽 승리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다. 재보선에서 민주당 국회 권력의 일방 독주를 견제하려는 표심이 확인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선거 직전 추진했던 '공소취소 특검법'이 유권자들에게 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재보선을 치른 14곳에서 민주당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14곳 중 13곳이 민주당 의석이었고, 1곳만 국민의힘 의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기존 의석 기준으로 4석이나 줄게 됐다.

특히 평택을과 부산 북갑 패배는 민주당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정청래 대표가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에도 김용남 후보를 경기 평택을에 전략공천하고, 김 후보의 '대부업체 차명 의혹'을 유야무야 넘어간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승기를 내줘 당내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부산 북갑 결과도 민주당 내부 분열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공개적인 만류에도 정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공천한 하정우 후보가 낙선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정 대표의 연임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로 큰 위기는 피했지만, 정작 정 대표가 힘을 실었던 핵심 승부처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 책임론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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