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세탁셀 시장 재편에 브레이크…점유율 최대 78% 우려
보령 ‘탁소텔’ 인수에 조건부 승인
보령이 사노피의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 영업권을 인수하려던 기업결합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국내 도세탁셀 항암제 시장 1·2위 사업자가 합쳐질 경우 시장점유율이 최대 78%까지 치솟아 가격 인상과 경쟁 약화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는 보령의 ‘탁소텔’ 사업 인수로 항암제 시장 경쟁이 약해질 우려가 크다고 보고, 제네릭 항암제 ‘디탁셀’ 사업을 제3자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국내 도세탁셀 항암제 시장은 사노피가 점유율 64.7%로 1위, 보령이 13.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제네릭 제품 출시 이후에도 오리지널 항암제인 탁소텔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만큼, 보령이 탁소텔까지 인수하면 경쟁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보령이 탁소텔을 직접 생산·판매하면 규정상 디탁셀 품목허가를 반납해야 해 시장 경쟁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디탁셀 수요가 경쟁사로 이동할 경우 점유율은 64.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령이 최근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항암제 판권을 잇따라 확보하는 ‘LBA’ 전략으로 항암제 사업을 키워온 점도 고려했다. 탁소텔 인수 역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보령이 항암제 전담 조직과 영업 역량을 키우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결합 이후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 보령은 도세탁셀 항암제 생산량을 현재보다 약 50배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분석 결과 이번 기업결합 이후 국내 도세탁셀 항암제 시장에서 가격 인상과 소비자 후생 감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이후에도 디탁셀이 시장에서 경쟁 압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시정조치를 설계했다고 부연했다.
보령은 디탁셀 관련 자산을 6개월 안에 제3의 제약사에 매각해야 한다. 매각 전까지 디탁셀 생산·공급 중단이나 탁소텔 전환 유도 행위가 금지된다. 매각 이후에도 매수인이 요청하면 일정 기간 디탁셀 완제품 공급과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항암제 시장에서 경쟁 감소와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시장에서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을 면밀히 감시해 독과점 심화와 소비자 피해를 적극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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