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델핀 부유식 LNG(FLNG) 개발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동 주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딜은 국내 조선사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시중은행의 고도화된 투자금융(IB) 역량이 결합해 대미 투자 영토를 한 단계 넓힌 대표적 상징 사례로 꼽힌다.
총 신디케이션 규모만 미화 26억7600만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이번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딜에서 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대표 주선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MUFG, 미국의 CITI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탑티어 금융그룹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자금 조달과 금융 약정을 주도한 것이다.
이 중 국민은행이 직접 주선 및 투자에 참여한 금액은 미화 1억6000만 달러(약 2400억원) 규모다.
이번 프로젝트의 무대인 ‘델핀 FLNG’는 미국 해상에서 추진되는 역사상 첫 상업용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시설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인프라 밀집도가 가장 높은 멕시코만 해역에 들어서며 미국의 에너지 공급망 강화와 글로벌 LNG 시장 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특히 FLNG는 기존 육상형 LNG 터미널과 비교해 건설 기간이 대폭 짧고 초기 투자 리스크가 낮아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주목하는 차세대 핵심 인프라 공법이다.
업계가 이번 딜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과 금융의 유기적인 ‘동반 진출’에 있다. 한국 조선업의 간판인 삼성중공업이 미국 발주처인 델핀 미드스트림으로부터 초대형 FLNG 설비 건조 계약을 수주했다. 이를 국민은행이 금융 주선과 자금 공급 측면에서 전방위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사업을 따내고 한국 금융이 이를 금융 영토 확장의 지렛대로 삼으면서 국가 차원의 대외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린 모범 선례를 남기게 됐다.
이번 성과는 국민은행이 다년간 공들여온 글로벌 IB 및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의 체질 개선 노력이 글로벌 스탠다드 시장에서 통했음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그간 해외 현지 심사센터를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투자금융 전문 인력을 뉴욕 등 주요 거점에 전면 배치하는 등 현지 언더라이팅(인수 심사) 역량을 강화해 왔다.
이원종 국민은행 CIB영업그룹 부행장은 “델핀 프로젝트는 단순한 금융 주선을 넘어 한국과 미국 간 무역·에너지·조선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상징적인 거래다”며 “앞으로도 현지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심사 노하우와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금융의 역할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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