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방안을 두고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연방 상·하원 청문회에 잇달아 출석해 미국이 중재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협상과 이란 종전 협상, 나토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국 국무부에서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협상에 대해 “레바논의 합법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이 연속 이틀 동안 국무부에 모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안에 양국 안보와 관련한 공동성명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발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레바논의 합법 정부’는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아닌 공식 정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양국이 준비 중인 공동성명과 행동 계획이 “헤즈볼라와 악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에서 언급된 ‘악의적 영향력’은 사실상 이란을 지칭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또 양국 대표단이 지난주 미국 국방부에서도 유사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들은 전날부터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레바논 내 무력 충돌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네 번째 직접 협상을 재개한 상태다.
이번 협상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미·이란 종전 협상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결과로 평가된다.
루비오 장관은 헤즈볼라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약 2주 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제안한 뒤 이를 위반하고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후 이를 ‘실수’라고 해명한 사례를 언급하며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가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교환한 문서에 해당 사안이 명확히 포함돼 있다”면서도 “오늘 아침까지도 이란 측 지휘 체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Operation Great Fury)’가 종료됐다고 밝히며, 미국이 이란의 주요 군사 역량과 무기 생산 시설 대부분을 무력화한 점을 두고 “전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및 걸프 지역 국가들과 이란 사이에서 반복된 군사 충돌에 대해서는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은 상선이 이동하면 이란이 드론 공격을 가하고, 미국은 드론뿐 아니라 발사 시설까지 타격한다”며 “이후 이란이 역내 기지를 향해 소수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의 보복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이 최근 사흘간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전 협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및 농축 프로그램 제한, 그리고 대이란 제재 일부 완화가 상호 교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회의에서 나토 개혁과 유럽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일부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지원 요청이나 유럽 내 미군 기지 사용, 영공 통과 문제 등에서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런 동맹이 어디 있느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들은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나토의 일원이지만 나토는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 주둔 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2022년 수준으로 병력 규모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며 독일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주둔 미군 철수 역시 단기 순환 배치 종료에 따른 조치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이 추진하는 모든 조치는 나토 동맹국들과 사전에 공유되고 있으며, 그들에게 충격적이거나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어느 쪽도 평화 정착에 필요한 수준의 양보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가 그렇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통해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은 분명히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고 반박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이 전쟁에서 중립적 중재자가 아니다”라며 “러시아에는 무기를 제공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지원하고 있으며, 제재 역시 러시아에만 부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