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났다. 투표함이 닫히고 개표가 마무리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새로 선출됐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의 승리를 위해 투표한 것이 아니라 지역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달라는 기대를 모아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승자는 환호하고 패자는 아쉬움을 삼켰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삶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대한민국의 과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저성장과 저출생, 청년 일자리 부족, 지방소멸 위기, 산업 경쟁력 약화, 갈수록 커지는 사회 갈등 등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선거가 끝난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의 도취도, 패배의 변명도 아니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실천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승패를 둘러싼 정략적 해석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 결과를 두고 패배를 조롱하거나 승리를 과장하는 태도는 민심을 왜곡할 뿐이다. 유권자들이 투표 용지에 담은 것은 단순한 정당 선호가 아니다. 지역경제를 살려 무너져가는 지방의 활력을 되찾아 달라는 절박한 요구다. 민심이 바라는 것은 진영 간 승부가 아니라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 상대를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를 살리는 정치를 원한다. 정치권은 정치적 득실 계산에 함몰되지 말고 지역과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해법을 찾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 소멸과 성장 정체의 위기 앞에서 여야는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다.
선거는 끝났으나 진짜 정치는 이제부터다. 당선자들은 겸손하게 일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공약이 현실을 이유로 뒤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선증은 책임의 계약서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야 한다. 낙선자들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건강한 견제 세력이 되어야할 것이다. 유권자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예산은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지방의회와 단체장이 주민을 위해 잘 일하고 있는지 꾸준히 살펴야 한다. 유권자가 관심을 거두는 순간 권력은 쉽게 오만해진다. 민주주의는 선거 당일이 아니라 선거 이후에 그 수준이 드러난다. 승패를 넘어 대한민국과 지역의 발전에 힘을 모으는 일, 이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정치권에 내린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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