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지난 4월 충북 청주의 식당에서 발생한 LP가스 사고는 가스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평범했던 일상 속에서 발생한 사고는 익숙한 에너지일수록 기본수칙 준수와 안전의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줬다. 사고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고, 한순간의 방심은 국민의 생명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협한다.
청주 사고 이후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활동 확대에 집중하여, 4월부터 5월까지 가스를 사용하는 식품접객업소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였다. 가스시설의 배관 상태와 환기시설, 안전장치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현장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힘썼다. 또한, 노후 가스시설과 사고 우려 시설에 대해서도 민간 전문가와 함께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탄캔 사고가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발생한 부탄캔 사고는 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사고가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 행락철은 야외에서의 가스 사용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여름철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주요 관광지와 캠핑장,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가스 안전점검과 예방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부탄캔 사고 예방을 위해 2023년부터 파열방지기능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안전 기준을 강화해왔다. 2026년부터 기존보다 안전성이 높은 3중 접합 용기의 생산 확대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직접 구매액은 2021년 5조2000억원에서 2025년 8조5000억원으로 약 63% 증가했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접 구매가 활발해짐에 따라 불법 가스제품의 유통문제가 커지고 있어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단속시스템 구축 등 안전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제도와 점검만으로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여름철 가스사고는 일상 속 잘못된 사용 습관이나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동식 부탄연소기 위에 과도하게 큰 불판을 올려 사용하거나, 두 대의 연소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복사열이 부탄캔으로 전달되며 내부 압력이 상승해 폭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사용 후 남은 부탄캔을 차량 내부에 방치하는 행위 역시 매우 위험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한 여름 기온이 35도인 상황에서, 차량이 직사광선에 4시간 이상 노출되면, 평균 실내 온도가 70도 이상이 되고, 앞유리 부근 온도는 92도를 기록했다. 이는 부탄캔 내부 압력을 상승시켜 파열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온도이다.
최근 증가한 캠핑문화도 새로운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밀폐된 텐트나 차량 내부에서 가스기기나 숯 등을 사용할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밀폐된 공간에 가스히터 등 화기를 가동할 경우 80분 경과시 일산화탄소 농도가 1055ppm에 도달했다. 이 수치는 보통 사람이 1~3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농도다.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공간에서의 취사와 난방기기 사용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사용 전에는 가스용품의 이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5년(2021~2025년)간 집계한 가스사고는 376건으로 이 가운데 114건, 약 30%가 ‘사용자 취급 부주의’로 발생했다. 이는 아무리 제도와 점검을 강화하더라도 생활 속 안전수칙 실천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를 줄이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안전은 거창한 기술이나 특별한 장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적수성천’(積水成川)이라는 말처럼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 실천이 모일 때 우리 사회의 가스안전 수준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실천이 결국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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