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 전망…석 달 전보다 0.9%P 올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석 달 전보다 0.9%포인트(p) 올린 것으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상향 폭이다. 반도체 수출이 성장과 투자를 이끌고 재정 정책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OECD는 3일 공개한 'OECD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6%로 높였다. OECD는 지난 3월 중동 전쟁 영향을 반영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지만 석 달 만에 전망을 다시 올려 잡은 것이다.
OECD는 한국 경제에 대해 "반도체 수출이 성장과 민간투자를 계속 이끈다"며 "소비는 재정 정책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한 점도 전망치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같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보다는 0.1%p 높고 한국금융연구원의 2.8%보다는 0.2%p 낮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상향 폭은 G20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p 낮춘 2.8%로 제시했다. G20 성장률 전망은 3.0%로 유지했다. 미국은 2.0%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고 일본은 0.9%에서 0.6%로 낮췄다.
OECD는 첨단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한국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동시에 밀어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 부족, 산업 현장의 쟁의 행위, 수출 제한 조치 등은 하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 지난 3월 전망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크게 높아졌지만 내년에는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물가 전망은 올해와 내년이 엇갈렸다. OECD는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0.1%p 낮췄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예상해 지난 3월 전망보다 0.2%p 높였다.
OECD는 올해 한국의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7.6%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OECD가 제시한 실질 성장률 2.6%와 GDP 디플레이터 전망을 토대로 계산하면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4%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명목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재정 지표도 기존 전망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을 올해 48.2%, 내년 50.2%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전망과 비교하면 각각 3.8%p, 4.8%p 낮아진 수치다.
OECD는 한국의 1분기 경제 상황에 대해 산업 생산이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반도체와 조선을 제외한 제조업 부문에서는 기업 심리가 여전히 약하다고 진단했다. 민간 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늘어난 뒤 올해 말로 갈수록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대응 정책에 대해서는 단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OECD는 중동 전쟁에 대응한 연료 가격 규제와 세금 인하 조치가 에너지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압력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이 더 오래 이어지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에너지 가격 충격에 대응한 정책은 취약 가계와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면서도 "에너지 가격 규제나 유류세 인하 및 수출 제한 조치는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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