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유예를 통해 세 낀 매물을 살 수 있도록 했지만 아파트 매물 수는 정체됐고 집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을 중심으로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물 증가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156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월 8만80건까지 늘었지만, 5월 말부턴 6만1000건후반대~6만2000건초반대를 오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다주택 양도세 중과세 재개 이후, 매물 잠김 우려에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세 낀 매물에 한해 실거주 유예 등 퇴로를 열어줬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인 것이다.

서울 핵심 지역에서 간간이 거래되는 매물들은 최고가를 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95㎡는 지난달 19일 63억원에 거래되며 지난 4월 기록한 최고가(60억원)보다 3억원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의 전용 181.51㎡도 지난달 15일 46억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거래(4월, 42억7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 오른 가격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대출 한도가 비교적 높아 진입장벽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김을뉴타운6단지래미안의 전용 113㎡는 지난달 20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15억1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서구 염창동 강변힐스테이트의 전용 84㎡ 또한 지난달 29일 14억5500만원에 주인이 바뀌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누적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5월 넷째 주까지 서울 평균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3.68%로 전년 동기(1.83%)를 크게 웃돌았다. 자치구별로 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영향으로 조정받은 강남3구 및 용산을 제외하곤 전 지역이 전년 대비 평균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선 이후 규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선 이후 보유세율을 갑자기 올리진 않더라도 비교적 손대기 쉬운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의 조정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전반적으로 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부동산 대책이) 흘러갈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에 장기 안정을 가져오기보단 상승폭 일시 둔화 이후 재확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보유세율 강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혜택 축소 등이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 한도 축소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라 추가 대책의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 정부가 주택 보유가 아닌 거주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만큼, 추후 장특공제 비율 조정, 공정시장가액 상향 조정 등의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정책 효과를 보자면 이미 다주택자 비율이 상당 부분 축소됐고, 시장이 실거주 중심, 1주택자 중심으로 자리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을 늘린다고 급격한 매물 증가나 부동산 가격 안정 효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일례로 장특공이 거주 중심으로 바뀌어도, 집을 팔기 전 거주 기간만 채우면 되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선 주택 매도보다는 임대차 종료 후 원하는 시기에 거주 기간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며 “1주택자 입장에선 재산세 부담 수준과 추후 집값 상승 가능성과 비교했을 때 보유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가할 수 있는 대부분 사용한 상태라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지선 이후 곧바로 보유세까지 강화해도 집값 안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 입장에선 마땅한 추가 대안이 없어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지선 이후 보유세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곧바로 조정해도 개편안이 적용되는 시기는 내년”이라며 “아직 주식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이고, 자금이 급격히 부동산으로 이동하려는 흐름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제도 개편 없이 올해 강남권 및 한강벨트 권역 단지들의 보유세가 거의 상한(전년 대비 150%)에 다다른 상황이고 현 정부의 임기가 4년가량 남은 점을 고려하면 (추가 정책의) 큰 방향 자체는 내놓을 수 있으나 무리해서 추진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다솜 기자(cotto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