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美무역법 슈퍼 301조 조사 후 대응 발표

“강제노동 생산품 금수조치 부과·집행 실패”라며

“美 상거래에 부담” 명분 60개 경제권 보복관세

강제노동상품 금수조치 없는 韓 등 54곳 12.5%

수입 부분차단(집행 실패) EU 등 6곳엔 10%로

해당 국가 등에 “7월 6일까지 서면 의견 받는다”

조사 초기 中 강제노동 부인하며 “보호주의 전형”

미국 대통령 직속의 무역대표부(USTR)가 동맹국인 대한민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전 세계 총 60개 경제권에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금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1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해당 조치를 이행한 국가에도 10% 관세를 예고했는데, 1974년 제정 미 무역법 301조를 강화한 ‘슈퍼 301조’에 근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5% 상호관세와 글로벌 10% 관세율이 연이어 위법 딱지를 맞자 보복관세를 대안으로 꺼냈다. 301조 조사 착수 초기던 3월 중국은 “(미국은)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의 일련의 무역 제한 조처를 한 바 있다”며 “전형적인 보호주의”라고 반발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2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부과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 ‘60개 경제권’의 행위·정책·관행이 불합리하며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주거나 이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며 “무역법 301조(b)에 따라 조치 대상이 된다”고 결정을 알렸다. 제안된 조치 관련 서면 의견제출 마감일은 다음달 6일이며, 7일 조치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USTR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 부과 및 효과적 집행 실패와 관련된 다양한 경제권의 행위, 정책 및 관행’ 종합보고서를 마련했다. 무역법 302조(b)에 따라 301조 조사 개시를 기관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는 미국 노동자들이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을 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을 초래한다”며 “일부 무역 파트너들은 USMCA 및 상호무역협정상의 약속 등을 통해 강제노동 상품 수입을 방지하기 위한 초기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모든 무역 파트너들은 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강제노동을 역설적으로 조장하고 고착화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STR은 미 연방관보 부록 A에 적시된 경우를 제외한 ‘조사 대상 경제권의 모든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며 “강제노동 수입 금지를 도입했거나, 상호무역협정으로 이를 도입·집행할 것을 약속했거나, 일부 강제노동 상품 수입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 부분적 제도를 시행한 경제권의 경우 추가 관세율을 10%로, 그 외 모든 경제권에 대해선 12.5%의 추가 관세율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기.
미국 무역대표부(USTR)기.

USTR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부과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실패’한 54개국을 알파벳순으로 나열했다. 알제리, 앙골라, 아르헨티나, 호주, 바하마, 바레인, 방글라데시, 브라질, 캄보디아, 칠레, 중국,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이집트,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가이아나, 온두라스, 홍콩(중국), 인도, 이라크, 이스라엘, 일본, 요르단,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리비아, 말레이시아, 모로코, 뉴질랜드,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오만, 페루, 필리핀,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스리랑카, 스위스, 대만, 태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영국,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베트남이 해당됐다.

또 ‘강제노동 상품 수입 금지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실패’한 6개 경제권을 캐나다, 에콰도르, 유럽연합, 인도네시아, 멕시코, 파키스탄으로 가리켰다. 수입금지 조치가 없는 54곳에 12.5% 추가 관세, 6개 경제권엔 10%를 매기는 것으로 보인다. USTR은 “조사 대상 모든 경제권은 강제노동 수입 금지를 부과하지 않았거나, 또는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USTR은 “경제권이 강제노동 수입 금지를 부과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불합리하다”며 ▲강제노동 근절이라는 보편적 목표를 훼손함 ▲ 강제노동을 활용하는 기업이 더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해 시장 조건을 왜곡함 ▲강제노동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의 수익성을 약화시킴 ▲기존의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우회하는 데 기여함 등의 논리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또한 이러한 ‘실패’는 수출시장과 미국 시장 모두에서 강제노동 상품과의 불공정 경쟁에 미국 생산자를 노출시키고, 강제노동 또는 그 투입물이 없는 외국산 상품을 미국 및 기타 시장에서 밀어내는 방식으로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주거나 이를 제한한다”고 관세 부과 명분을 재차 내세웠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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