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코스피가 8000선을 넘었다는 뉴스를 보고 뒤늦게 증시에 관심이 생겼다. 예금에만 돈을 넣어두자니 수익률이 아쉽고, 그렇다고 직접 주식을 사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러던 중 은행 앱에서 '원금 보장'과 '최고 연 10%대 수익'을 내건 지수연동예금(ELD)을 발견했다. A씨는 "예금처럼 원금은 지켜준다는데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도 더 받을 수 있다고 해 솔깃했다"며 "다만 조건이 복잡해 실제로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상품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활황 속에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ELD는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예금 상품이다. 직접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잡고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위축된 구조화 상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대안으로 ELD를 다시 내세우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8일까지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판매한다. 1년 만기 상품으로 상승낙아웃형은 최저 연 2%에서 최고 연 10.75%, 상승추구형은 연 2.98~3.13%, 범위수익추구형은 연 2.98~3.08% 수익률 구조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코스피200 연계 ELD 상품을 내놓으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ELD는 겉으로 보면 주식 관련 상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예금에 가깝다. 일반 정기예금과의 차이는 이자가 정해지는 방식에 있다. 정기예금은 가입 시점에 금리가 확정되지만, ELD는 가입 당시 정한 기준지수와 만기 전 결정지수를 비교해 최종 금리가 정해진다. 지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혹은 정해진 범위 안에 머물렀는지에 따라 받을 이자가 달라지는 구조다.
가장 큰 장점은 만기 보유 시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ELD는 투자상품이 아니라 예금 상품으로 분류된다. 만기까지 유지하면 일반 정기예금처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예금자보호 대상에도 포함된다. 지난해 예금자보호 한도가 금융기관당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원금 보장형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더 눈에 띄는 선택지가 됐다.
다만 '원금 보장'만 보고 가입하기에는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낙아웃 조건이다. 낙아웃형은 최고 수익률은 높지만 지수가 정해진 기준을 한 번이라도 넘어서면 이후 흐름과 관계없이 낮은 금리로 확정되는 구조다. 쉽게 말해 주가가 적당히 오르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오르면 오히려 최저금리만 받는 상품도 있다는 뜻이다.
최근처럼 지수가 빠르게 오르는 장에서는 낙아웃 조건이 실제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고 연 10.75%를 제시하는 상품이라도 수익률이 무조건 그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200이 정해진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만 상승률에 따라 금리가 높아지고 관찰기간 중 기준선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최저금리인 연 2%로 확정될 수 있다. 증시가 강하게 오를수록 항상 유리한 상품이 아니라, 은행이 정해둔 구간 안에서 움직여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중도해지에도 유의해야 한다. ELD는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이 보장되지만 모집 기간 이후 중도해지하면 이자가 지급되지 않거나 중도해지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원금 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 만기까지 묶어둘 수 있는 자금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ELD를 정기예금의 단순 대체재로 보기보다 조건형 예금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기 보유 시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수익률은 기초지수의 움직임과 상품별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최저금리, 낙아웃 조건, 중도해지 시 수수료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ELD는 직접 주식 투자가 부담스러운 고객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일반 예금처럼 금리가 확정된 상품은 아니다"며 "가입 전 기초자산과 수익 구조, 낙아웃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고 만기까지 유지 가능한 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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