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이 만기에 이르고,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했지만 세입자가 안 나간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경우 임차 연체가 없어도 명도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서울의 한 소형 상가에서 벌어진 임대인 A씨와 임차인 B씨의 사례를 보자. A씨는 2년짜리 임대차계약 만기를 앞두고, 적법한 시점에 갱신 거절 의사를 B씨에게 내용증명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B씨는 만기가 지난 뒤에도 별다른 협의 없이 점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임대료조차 내지 않았다. A씨는 결국 명도소송과 함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법원은 만기 이후 B씨의 점유를 무단 점유로 판단해 점포 인도 및 만기 이후 기간에 대한 임료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내렸다.
임대차계약이 적법한 갱신 거절 등으로 종료되면, 임차인은 점유를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를 진다. 그럼에도 임차인이 점유를 그대로 유지하면 이는 무단 점유에 해당하므로 임대인은 △부동산 명도 △만기 이후 점유 기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또는 임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명도소송 진행 단계에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 함께 쓰이는 점은 이 경우에도 동일하다. 임차인이 만기 이후 점유를 유지하는 사이 제3자에게 점포를 다시 빌려주거나 영업 주체를 가족 명의 등으로 바꿔 놓는다면, 명도 판결을 받고도 새 점유자를 상대로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임대인이 자주 놓치는 지점은 갱신 거절 의사의 통지 시점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대차 만기 일정 기간 전까지 갱신 거절 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는 것으로 본다.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면 명도 및 부당이득 청구 모두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만기 후 무단 점유의 상황에선 갱신 거절 의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달시켰는지, 임차인이 만기 이후 점유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만기 이후 임대료가 지급됐는지 또는 부당이득으로 잡혀야 하는지를 시계열로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cotton@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