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
SW 중심 무기체계 획득법
현재 우리 군의 무기체계 획득 절차는 전차, 장갑차, 함정과 같은 대형 플랫폼 중심의 하드웨어 기반 체계에 묶여 있다. 이는 요구사항 검토부터 설계, 시험평가를 순차적으로 이행하는 전통적인 ‘폭포수(Waterfall) 모델’에 기반한다. 이 모델은 소프트웨어가 성능과 운용 개념을 주도하며 전장관리정보체계, 드론 등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이뤄지는 소프트웨어 집약적 무기체계엔 적합하지 않다.
민간 영역과 해외 선진국들은 짧은 주기로 개발을 반복하며 사용자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유연한 ‘애자일(Agile) 모델’을 도입해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가는 반면, 현행 ‘방위사업법’의 경직성은 첨단화를 가로막으며 세 가지 핵심 모순을 낳고 있다.
첫째, 소프트웨어 특성에 부합하는 독립적 법적 절차의 부재다. 방위사업청이 예규 형식으로 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나, 상위 법률적 근거가 미비해 실질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소요 결정부터 전력화까지 통상 7~10년이 소요되는데, 기술 교체 주기가 1~2년에 불과한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실전 배치 시점에는 이미 적의 기술보다 뒤처지는 기술 도태 현상이 발생한다.
둘째, 개발자와 최종 사용자(각 군) 간의 체계적 협업 차단이다. 현행 시스템은 사업 초기 단계에 문서화된 요구사항을 확정한 후 실제 개발 과정에서 운용자 개입을 제한한다. 결국 수년 뒤 시험평가 단계에 이르러서야 운용자가 결과물을 확인하게 되며, 이때 현장과의 불일치나 조작성 미비 등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설계를 수정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셋째, 전력화 이후 지속적인 성능 고도화의 어려움이다.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전력화가 완료되면 해당 사업은 공식 종료된다. 추가 성능 개선을 위해 별도의 ‘개량 사업’ 소요를 제기해 다시 수년을 기다려야 하므로 성능 고착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에 발의한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 획득 특별법’은 기존 방위사업법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 군의 무기가 더 강해지는 ‘진화형 무기체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네 가지 해결책을 명시하고 있다.
첫째, 방위사업법의 상위 법률로서 특별법을 제정하고 ‘신속적응형 연구·개발’ 절차를 도입한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 절차를 따르지 않고 합동참모의장의 결정에 따라 추진 단계를 체계개발 단계와 전력화 단계로 단순화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친 획득 기간을 파격적으로 단축한다. 둘째, ‘최종사용자 집단’인 각 군이 연구개발의 전 단계에 의무 참여하도록 명문화한다. 기획부터 설계, 구현, 시험 등 전 과정에 실제 운용자가 개입해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 현장 최적화된 실전적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후속개발 사업’ 추진을 통해 전 수명주기 동안의 지속적 성능 고도화를 보장한다. . 개발 완료 후 사업이 종료되는 기존 한계를 깨고 전력화 이후 끊임없이 소프트웨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수의계약 특례와 총액계상 예산 방식을 결합해 행정적 지체 없이 무기체계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다. 넷째,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의 반복적 개발 주기가 3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기술의 지속적 발전이 국방에 즉각 반영되도록 법률적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민간 기술의 국방 접목 지연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특히 특별법은 소프트웨어 기반 암호가 신속적응형 연구·개발의 추진전략과 후속개발 추진에 포함되도록 명시했다. 과거 방위사업청이 스마트폰 기반 소부대 전투지휘체계 등 7개 사업을 신속시범획득 방식으로 추진했으나 군이 국가용 하드웨어 암호 장비만을 인정함에 따라 전력화 주기가 길어지는 등의 한계가 드러난 바 있다. 보안이 최고의 가치인 국방 안보 분야에서 작전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와 국가안보국(NSA)의 CSfC 제도처럼 민간에서 개발된 상용 보안 소프트웨어 제품을 군 통신망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암호화 기술’의 도입 필요성을 법제화한 것이다.
특별법은 기존 개정안들이 담지 못한 소프트웨어 기반 암호화 기술 도입까지 명문화함으로써 보안성과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차별화된 실효적 대안이자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완전하게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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