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사망 사고의 70%는 공사 규모 50억원 미만의 저가 현장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 수가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건설 사고 사망자의 대다수는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된 것이다.
업계에선 현재의 '처벌' 중심 안전 대책으로는 사고 비중이 높은 소규모 현장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장의 상황에 따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일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 현장 사망자 39명 중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저가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29명으로, 건설업 전체 사고 사망자의 74.4%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현장과 대형 현장 모두 사망자 수가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50억원 이상 현장이 더 컸다.
최근 5년간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의 사망자 수는 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의 절반을 웃돌았다. 2022년(1분기 기준) 건설업 전체 사고 사망자 중 50억원 미만 현장에서의 사망자 비중은 57.1%였고, 2023년 55.4%, 2024년 60.9%, 2025년 54.9%로 조사됐다.
정부는 소규모 현장에서의 사고 감소를 위해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 등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며 꾸준히 예산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소규모 사업장에 자율개선을 유도하던 계도형 점검에서 즉시 시정 중심의 감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의 산재 방지 대책이 대형 사업자들에게만 일부 효과를 내는 처벌 강화 전략에 쏠린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국내 산업재해의 근본적 문제는 산재 예방 시스템과 인프라 미비"라며 "산재 발생 시 처벌 규정에 대해선 꾸준히 강화되고 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대기업 정도나 대응할 수 있을 뿐, 현실적으로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산재 예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벌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소기업에 걸맞는 산업 재해 예방 기법 등을 개발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안전 대책이 처벌 만능주의로 귀결될 경우 기업들은 근로자의 안전을 챙기기보다 경영책임자의 처벌 회피를 위한 보여주기식 안전관리에 신경 쓸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교육 부족 및 안전 불감증에 따른 사고 비중도 높은 만큼 근로자들의 인식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공개된 올해 1~3월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의 사망 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10건의 사고 중 7건이 작업자 부주의,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 작업순서 미준수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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