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회원사에 배포했다고 31일 밝혔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에 합의한 이후 산업계 전반으로 비슷한 요구가 확산되는 데 따른 대응이다. 경총은 “기업 이익은 경영 자원이자 주주의 몫으로, 임금도 단체교섭 대상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익의 배분과 활용은 경영진의 고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성과급은 기업의 장기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영돼야 한다고도 했다. 노조의 ‘N% 성과급’ 요구가 주주 권리를 제약하고 기업의 경영 판단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노사 합의 이후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N% 성과급’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겉으로는 성과의 공유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업 이익의 일정 부분을 사실상 의무 배분하라는 주장이다. 이는 성과급 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난 것이다. 성과급은 기업의 경영 환경과 실적, 투자 계획,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를 관행처럼 지급하라고 압박하면 경영 자율성은 물론이고 기업 경쟁력, 노사 안정성까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등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선 미래 투자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성과를 함께 나누자는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방식은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근로자의 미래를 함께 고려하는 보상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장기 성과와 연계된 주식 보상, 업황 연동형 인센티브, 장기 근속 보상 등 다양한 대안이 있을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방관만해서는 안 된다. 노동권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경영권 역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다. 따라서 기업 이익 배분은 경영 판단의 영역이며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늘의 이익을 나누는 데만 몰두하다 내일의 성장 동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경영권을 흔드는 무리한 이익 배분 요구에 엄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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