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KASI) 책임연구원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아직 세상이 깨어나지 않은 새벽, 대전에 위치한 한국천문연구원 인공위성 운용실에서 계획에 없던 명령이 우주로 향했다. ‘도요샛아! 세 번째 생일을 축하해.’

작지만 가장 멀리 나는 철새 도요새를 닮은 큐브위성 ‘도요샛’이 우주에서의 여정을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이 되었다. 원래 기대 수명은 1년이었으니, 사람 나이로 치면 무려 240살에 해당한다. 가요 ‘도요새의 꿈’처럼 ‘너희들이 모르는’ 높은 꿈을 꾸며 지구를 1만5330바퀴나 돌았다.

태양 활동에 의한 우주 날씨를 관측하기 위해 처음 도요샛을 제안했을 때, 주변에서는 “10kg 정도 되는 작은 위성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보냈다. 그러나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도요샛은 대한민국 우주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누리호로 발사된 최초의 순수 과학 큐브위성, 국내 최초의 편대비행 군집위성, 큐브위성 관측 자료를 활용한 SCI급 논문 출판,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3년 장수 운용 경험까지. 이제 도요샛 개발자에서 열렬한 큐브위성 지지자가 된 필자는, 이 작은 위성이 남긴 교훈을 통해 큐브위성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고자 한다. 공교롭게도 도요샛의 생일(5월 25일)과 우주항공청 개청일인 우주항공의 날(5월 27일)이 가까이 있다. 이는 작은 위성이 던지는 의미 있는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큐브위성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그것이 단순히 ‘작은 위성’을 가리킨다는 편견이다. 물론 대부분의 큐브위성이 작지만, ‘큐브위성’이라는 이름에는 크기보다 규격화와 표준화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대량생산과 비용절감을 실현하고, 결국 ‘우주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비전이 핵심이다.

두 번째 오해는 ‘큐브위성은 만들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착각이라고 할 수 있다. 큰 위성이든 작은 큐브위성이든, 임무의 복잡성과 요구되는 성능이 동일하다면 오히려 극한의 자원 제약 속에서 작동해야 하는 큐브위성이 더 어렵다.

전력, 열 관리, 통신, 자세 제어 등 모든 영역이 제한된 상황에서 높은 신뢰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사된 수많은 큐브위성 중 소기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큐브위성은 결코 만만한 기술이 아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제대로 된 큐브위성 개발에 본격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다. 여기서 ‘제대로 된’이란 단순히 기술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위성 체계를 의미한다.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그 가능성은 여러 위성 형태 중에서도 특히 큐브위성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도요샛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참여 연구원들의 헌신은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우주 미션은 소수의 천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 대한 열정과 강한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도요샛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일반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도 큰 힘이 됐다. 도요샛 발사 전 도요샛 위성에 국민들의 이름을 새기는 이벤트 그리고 연구현장 초대 행사에도 많은 국민들이 찾아줬다. 도요샛 연구현장 개방 행사는 이후 ‘KASI 스페이스 아카데미’로 이어져 최근 우주항공주간 행사에서도 성료했다.

마지막으로, 도요샛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개발 기간 5년, 운용 기간 3년의 긴 여정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도요샛이 걸어온 지난 8년의 발자취가 대한민국 우주 개발의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도전과 꿈이 힘차게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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