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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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오는 6월 4일 출범 2년을 맞는다. 일단 평가는 긍정적이다. 계엄 사태를 뚫고 취임한 이 대통령은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에 걸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 주무기는 특유의 유연함과 실용주의, 그리고 파격적 소통법이다. 여전히 60%에 육박하는 대통령 지지율이 이를 입증한다.

현 정부 최대 치적은 무엇보다 경제다. ‘8000피’(코스피 8000포인트)는 현 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상징 단어다. 꿈의 5000피를 훌쩍 넘어, 1만피도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정통 제조업 강국 독일과 영국을 제치고 세계 7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나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도 주목한다. 일본과 중국의 곁다리 정도로 평가 받던 우리 증시는 당당히 국제 뉴스의 중심에 등장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활짝 열며.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탄 ‘횡재’라고 폄하한다. 물론 근거없는 평가는 아니다. 하지만 과연 다른 정부도 같은 상황에서 이같은 성적표를 낼 수 있었을까. 결코 아니라고 본다. 역대 정부에서 구호로 그쳤던 코리아 밸류업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의지, 그리고 정책적 실행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덕이다.

경제성장률 역시 약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0%에서 2.6%로 올렸다.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 3.0%도 가능하다고 봤다.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은 올들어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0.9% 급증한 3065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5위 수출 대국에 오른 것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출은 9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수출 1조달러 시대’ 전망도 나온다.

높은 산에는 깊은 골이 있다. 여전히 숫자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 경제 지표의 과속 상승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난다. 아직은 아랫목 온기에 불과하다. 윗목은 여전히 냉골이다. 우리 경제는 ‘K자형 양극화’에 노출돼 있다.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분기보다 3.0% 증가했다. 5년여만에 최대 폭 뛰었다. 그러나 반도체를 빼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다. 수출 역시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폭이 제한적이다. 내수에도 서서히 온기가 돌고 있다고는 하나, 미지근하다.

소득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1분기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배율은 6.59배다. 지난 2020년 1분기 6.89배 이후 가장 크다. 청년 고용대란도 숙제다. 지난 1분기 기준 4명 중 1명 꼴로 실업자다. 고용 절벽으로 노동 시장에 제대로 진입조차 못한 채 그대로 비경제활동인구로 퇴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는 ‘노노 갈등’을 넘어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가계부채 역시 문제다. 정부의 옥죄기에도 불구, 가계빚은 사상 최대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추진은 서민 가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연이은 과열 경고음과 반도체 쏠림 현상에 개미 투자자들은 노심초사다. 자칫 주식시장이 고꾸라질 경우 ‘빚투(빚내서 투자)족’은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번 기회 놓치면 영원한 낙오자가 될 같아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했는데 너무 불안하다”는 말은 시장 과열이 낳은 씁쓸한 자화상이다. 현재 진행형인 중동전쟁과 외국인 투자자의 ‘탈(脫) 한국’ 등에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이 ‘뉴노멀’이 됐다.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에 서민 살림살이는 팍팍하다.

이같은 경제 숙제를 안고 이 대통령은 오는 8일 취임 2년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집권 1년의 소회를 밝히고, 2년차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도 6월 말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한다고 한다. 첫 국민 심판대인 6·3 지방선거를 마무리하는 만큼 정파와 이념을 넘어선 실질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이 크다. 역대 어느 정부도 현실화하지 못한 경제 성적표를 단 1년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먹사니즘’을 넘어 진정한 ‘잘사니즘’을 향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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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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