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ACSA 논의 첫 공식 인정…국방부 “시기상조” 선 그어

미 의원단에 전작권 의지 피력 “2020년 조건 94% 충족”

한미 핵잠 착수회의 2~3일 개최…저농축 우라늄 국내 건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제23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제23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유사시 군수물자를 주고받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논의한 사실을 밝혔다. 다만 안 장관은 “국민적 설득이 필요하다”며 즉각 신중론을 폈고, 국방부 역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장관은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중 취재진과 만나 “전날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ACSA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상세한 말씀을 드리기는 제한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장관은 이어 “ACSA 문제는 상호군수 협정이기 때문에 양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며, 아직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ACSA는 유사시 탄약, 식량, 연료 등 군수물자를 상호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정보 공유 중심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보다 한 단계 더 실무적이고 작전 지원 성격이 강하다.

우리 국방 당국이 일본과의 ACSA 논의를 공식 언급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파장을 의식한 듯 국방부는 안 장관 발언 직후 “현재로서 ACSA는 시기상조이며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일본 측은 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샹그릴라 대화 공식 세션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러한 진전은 한국 국민들의 지지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상 ACSA 체결 문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4월 방한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 역시 한일 안보협력의 다음 단계로 ACSA 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안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 상·하원 대표단을 만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의지를 피력했다.

안 장관은 미측 의원들에게 “당장 내일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아무 어려움이 없다”며 “한미 양국은 2020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측 의원들 역시 우리 측의 전작권 전환 준비 상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한미 정상 간 안보 합의에 따른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잠 동의에 대해 굉장히 기쁘고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나라가 필요한 것은 핵 연료인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이며, 한국에서 건조하는 데 모든 역량과 기술력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오는 2~3일 서울에서 핵잠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착수 회의를 연다. 지난해 11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를 발표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안 장관은 “다음 주부터 실무협정에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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