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룸’. AP 연합뉴스
영화 ‘백룸’. AP 연합뉴스

유튜브 괴담 콘텐츠에서 출발한 실험적 공포영화 ‘백룸’(Backrooms)이 개봉과 동시에 북미 극장가를 장악하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미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백룸’은 개봉 첫날인 29일(현지시간) 북미 시장에서 3841만달러(약 579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상영 중인 주요 작품들을 제친 성적으로, 독립영화 제작사인 A24의 작품 가운데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개봉 성과로 평가된다.

외신들은 ‘백룸’이 개봉 첫 주말 동안 약 6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나 유명 감독의 신작이 아닌 실험적 공포영화가 개봉 첫날부터 흥행 선두에 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는 1990년대 가구 판매원 클락(추이텔 에지오포 분)이 매장 한편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공간에 들어서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작품의 모티브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백룸’ 괴담 세계관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복도와 미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 설정은 온라인 창작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특히 이번 흥행은 감독의 이력 때문에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케인 파슨스는 올해 20세로 정식 할리우드 경력이 전혀 없는 유튜브 영상 제작자 출신이다.

그는 영화와 같은 제목의 ‘백룸’ 시리즈를 유튜브에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2분에서 45분 분량에 이르는 관련 영상 22편을 제작해 누적 조회 수 2500만회 이상을 기록했고, 이를 기반으로 장편 영화 제작 기회를 얻었다. 온라인 괴담 콘텐츠가 할리우드 상업영화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평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백룸’은 비평가 점수 90점을 기록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관객 점수는 74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백룸’의 성공이 기존 스튜디오 중심 제작시스템을 넘어 인터넷 기반 창작자들이 주류 영화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한다.

유튜브에서 출발한 한 청년 감독의 상상력이 할리우드 흥행 구도까지 흔들며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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