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대화서 공개 해명…“다른 국가들의 관점 이해 중요” 견해도
‘조선은 日에 단검’ 구한말 단검론 소환…“아군·적군 이분법 벗어나 대화 필요”
‘한국은 중국 입장에서 단검’이라는 발언으로 외교적 파장을 일으킨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공식 해명에 나섰다. 브런슨 사령관은 30일 해당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인지 묻는 질문에 위같이 답하며 “우리가 처한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질문은 원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연설 직후 질의응답 시간에 객석의 한 중국 교수가 던진 것이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은 자리에 함께 있던 브런슨 사령관에게 답변을 넘겼다. 마이크를 잡은 브런슨 사령관은 “제가 당시 전쟁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하고자 했던 말은, 우리가 관점을 어떻게 바꾸고 우리가 처한 위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었다”라며 “학생들이 우리 자신의 관점 외에 다른 이들의 관점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동쪽을 위로 놓은 지도’를 예로 들며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도의 관점을 바꿔야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지 고려할 수 있게 된다”라며 “우리는 강력해야 하고 대한민국 내 군사 역량도 갖춰야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타국의) 시각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발언 배경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한말 쓰였던 군사 이론까지 소환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과거 프로이센의 한 군사 철학자가 ‘한국은 일본을 겨냥한 단검’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1885년 일본 고문으로 활동한 프로이센 육군의 야코프 매켈 소령이 남긴 유명한 문장을 거론한 것으로, 인도·태평양 권역 내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맥락을 짚은 것이다.
동시에 그는 이번 해명이 중국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명확히 하는 한편, 미·중 관계를 바라보는 군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을 가리켜 “대통령과 장관님께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이를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증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저와 장관의 군생활 동안 우리는 너무나 자주 아군(blue)과 적군(red) 이분법으로만 생각해 왔다”라고 돌아보며 “하지만 이제는 대화를 나누고 군사적 사고를 발전시킬 기회가 있는 ‘녹색’(green)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 육군 전쟁대학 주관 팟캐스트에서 “그들(중국)이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건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비수라 할 한국, 그리고 일종의 방패이자, 그들이 남중국해 너머로 나아가려 하는 야심을 가질 때 방어벽 같은 일본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주한중국대사관은 “귀하의 발언은 분명히 선을 넘었다”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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